[金己燮씨 일문일답]인사개입했다면 4년간 차장만 했겠나

  • 입력 1997년 3월 3일 07시 35분


[정연욱·조원표·부형권기자] ―최근 심경은…. 『몹시 괴롭고 착잡하다. 가족과 나의 명예를 위해 이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권개입이나 인사청탁으로 금품을 받았으면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으며 나에게 돈을 준 사람이 나타나면 내 재산을 모두 주겠다고 얘기한 것이다』 ―어떻게 YS를 알게 됐나. 『신라호텔 판촉실장으로 근무하면서 각하가 출입하셔서 자주 뵙게 되었다. 정식으로 인사를 드린 것은 86년 통일민주당시절 정책국장이면서 서울대 정치학과 동문인 金經斗(김경두)씨가 金德龍(김덕룡)당시 비서실장을 소개시켜줘 만났다. 그후 삼성전관 기획담당전무로 근무하던 시절인 90년 3당합당하면서 의전민정특보로 상도동에 합류했다.그때까지는 현철씨를 알지도 못했다』 ―현철씨와는 어떻게 친하게 됐나. 『야당비서실은 매우 배타적이었다.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직장생활을 했던 사람으로선 견디기 힘들었다. 현철씨가 그때 나를 대통령에게 말씀을 잘 드려 계속 일하게 했다. 사실 그때 보니까 제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현철씨였다. 서로 열심히 일하니까 친하게 된 것 같다. 내가 현철씨와 대단히 가깝다는 것은 부인하고 싶지 않다.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현철씨 사람이 아니라 대통령의 사람이다』 ―현철씨와는 자주 만났는가. 『정말 자주 만났다면 다른 사람 눈에 띄지 않았겠는가. 한달에 한번정도 만났고 어떤 때는 두달에 한번 만날 때도 있었다. 대화내용은 주로 대통령의 건강과 개인적인 얘기들이 주종이었다. 또 현철씨와 만날 때는 둘만 만나지 않고 여러사람과 같이 만난 적이 많았다』 ―현철씨를 배경으로 각종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내가 장관인사에 개입했다면 왜 4년동안 안기부 운영차장으로만 있었겠나. 내가 장관이 됐지』 ―직권남용 얘기도 많은데…. 『사실 처음 안기부에 가니까 인사청탁이 많았다.그래서 당시 金悳(김덕)부장과 함께 「우리가 인사청탁을 받으면 각하의 개혁은 한발짝도 나가지 못한다」고 말하고 청탁을 모두 거절했다』 ―현철씨가 이권개입을 할 때 대리인역할을 했다는 소문도 있다. 『대선에서 이기고 난 뒤였다. 각하께서 단 한푼도 받지 않겠다고 했을 때 현철씨와 만나 각하가 정말 좋은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리고 「김형과 나도 절대 돈을 받지 말자」고 맹세했다. 이 원칙을 4년간 지켜왔다. 한보도 마찬가지다.현철씨가 돈을 먹었으면 나에게는 말했을 것이다』 ―현철씨 주변과 김전차장에 대해 검찰이 내사중이라는 말도 있는데…. 『전혀 들은 바 없다. 내사했다면 뭔가 나올 것 아닌가』 ―면직통보는 언제 받았나. 『시중에 소문이 안좋게 나길래 내가 부장을 먼저 찾아가 「각하께 부담이 되기 때문에 그만두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면직에는 직권면직과 의원면직이 있는데 나는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여권내 파워게임에서 밀린 결과라는 분석도 있는데…. 『모든 것은 나의 부덕의 소치다.파워게임이 뭔지도 잘 모르겠다. 열심히 살려고만 해 왔다』 ―어느 대선후보에게 안기부정보를 사적으로 제공했다는 설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안기부는 공적기관이다. 나는 공과 사를 구분못할 정도의 사람은 아니다. 나는 안기부의 예산을 맡고 있기 때문에 정보를 갖고 있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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