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號 어디로 가나 中]외교안보정책 전망

  • 입력 1996년 10월 21일 20시 57분


「東京〓裵仁俊특파원」 일본의 「10.20」중의원총선은 정권교체와 같은 큰 변화를 초래하지 않았다. 반대로 제1여당 자민당에 정권기반 강화를 선사했다. 자민당은 의석 과반수에는 못미쳤지만 48%를 획득, 과거 단독장기집권시대의 체력을 거의 회 복했다. 선거 이전과 똑같은 자민당 사민당 신당사키가케의 연립정권이 계속되더라도 이번 은 자민당 단독정권이나 다름없다. 의석이 절반으로 줄어든 사민당에 보수견제의 독 자색깔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에 패배한 제1야당 신진당에서 일부가 이탈해 자민당에 협력 할 경우엔 더욱 그렇다. 신진당은 자민당과 보수색깔의 선명경쟁을 벌이는 「제2의 자민당」같은 존재다. 새 연정의 틀이 어떻게 짜이든 결국은 자민당 보수정치의 전면적 복원(復元)을 보 장해준 것이 이번 선거인 셈이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다음과 같은 외교안보 공약을 내놓았다. 즉 △센카쿠(尖 閣)열도와 독도는 일본 고유영토다 △일본 주변의 유사시에 적극 대응한다 △유엔평 화유지활동(PKO)협력법을 개정한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꾀한다는 것. 또 역사인식과 관련, (일본의)전몰자들에게 감사하기 위해 야스쿠니(靖國)신사 공식 참배를 실현할 것을 공약했다. 독도 영유권 주장은 일본정부의 기존입장을 확인하는 것이긴 하지만 숱한 외교사 안 가운데서 꼬집어 공약으로 명시했다는 의미는 단순치 않다. 영토팽창주의를 노골 화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주변 유사시 대응이란 특히 한반도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어떤 형태로든 군사 력을 발동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PKO협력법의 개정이란 현행법상의 평화유지군(PKF) 참가동결을 풀겠다는 이야기다. 어느 쪽이나 명분은 평화유지이지만 무력 행사의 본 격화에는 함정이 있다. 자위대라는 이름의 일본군대는 이미 초현대화된 세계 유수의 강군이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은 외교대국 실현을 향한 첫걸음이다. 개도국들에 경제원 조의 선심을 베풀고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을 지원한 것도 상임이사국 이 되기 위한 여건다지기의 일면이 있다. 한마디로 경제대국에 머물지않고 군사 및 국제정치까지의 「종합대국」으로 등장 하겠다는 의도가 집약된 공약들이다. 침략전쟁의 전범들이 「모셔진」 야스쿠니 신사 공식참배는 일본이 저지른 전쟁이 침략임을 부정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선거에서는 과거사에 대해 서슴없 이 망언을 해온 오쿠노 세이스케(奧野誠亮) 에토 다카미(江藤隆美)등이 모두 당선됐 다. 지난 7월 당당하게 야스쿠니신사를 공식참배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 를 비롯한 보수우익 정치인들을 유권자들이 재신임한 것은 이들에게 더 큰 자신감을 불어넣지 않았을까. 이 때문에 역사인식을 둘러싸고 韓日관계에 다시 찬물을 끼얹 을 도발적 행동이 우려되기도 한다. 물론 하시모토총리는 독도문제에 대해서는 냉정한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또 대북 (對北)문제에서 韓 美 日협조체제 유지등 기존의 한반도정책을 바꿀 움직임은 보이 지 않는다. 그러나 더욱 강화된 정권기반을 바탕으로 대북관계에서 독자성을 발휘하 려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한편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공으로 자민당내 파워가 강화된 가토 고이치(加藤 紘一)간사장은 북한노동당과 30여년간의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사민당을 따돌리고 작 년부터 북―일관계의 파이프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그는 대북 쌀지원 문제를 둘러싸 고 金泳三대통령과 불편해진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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