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 금연효과? 복지부 vs 납세자연맹 ‘찬반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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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9월 11일 13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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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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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이 금연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정부의 담뱃값 인상안을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담뱃값 인상안을 포함한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내년 1월부터 담뱃값을 평균 2000원 인상할 계획이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을 통한 금연 효과로 국민 건강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3일 발표한 담뱃값 인상에 대한 설문조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4.5%가 담뱃값 인상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또 담뱃값을 4500원으로 올리면 흡연자의 32.3%가 금연하겠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현실적인 금연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서민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또 정부가 담뱃값 인상으로 거둬들인 세금을 금연사업에 얼마나 투자할지에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통계상 1998~2011년간 남성 흡연율은 소득 상위층은 19.3% 떨어진데 비해 하위층은 15.2% 하락했다. 또 2011년 하위층 여성 흡연율은 담뱃값 인상 이듬해(2005년, 8.5%)보다 오히려 2.7% 증가한 11.2%로 집계됐다.

이러한 결과는 담뱃값 인상이 금연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으며 소득에 따른 흡연율 차이를 시사한다고 납세자연맹은 설명했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저소득층이 담배를 많이 피우는 이유는 소득이 없는 불평등에 관한 스트레스 때문이다. 저소득층이 담배를 끊을 확률은 고소득층보다 낮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4년에도 보건복지부가 담배 가격을 대폭 인상하면서 금연사업에 쓰겠다고 했는데 실질적으로 담배세수가 7조 원 되는데 금연사업에 쓰고 있는 비용은 0.03%에 불과하다"면서 "담뱃값을 올릴 때마다 (국민 건강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국민들이 믿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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