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취소된 토익·텝스…만료 앞둔 취준생 ‘어쩌나’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23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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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익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토익위원회 홈페이지 갈무리)
#취업준비생 안창현(27·남)씨는 토익(TOEIC) 시험 만료를 한달여 앞두고 있지만 최근 시험 주관사인 YBM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기 토익시험을 취소한다고 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토익 점수가 만료되면 입사 자격 요건인 토익 800점 이상 조건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기간 채용 공고가 뜨면 지원조차 못한다.

YBM 한국토익위원회는 오는 29일 시행 예정인 제400회 토익 정기시험을 취소한다고 최근 밝혔다. 지난달 29일과 지난 15일에 벌써 세번째 취소다.

서울대 텝스(TEPS)관리위원회도 오는 28일 시행 예정이었던 정기시험을 취소했다. 지난 3일 정기시험을 전격 취소한 데 이어 두번째다. 다음달 4일 시행 예정이던 정기시험도 일주일 연기해 11일에 치러진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채용시 토익 성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취준생의 채용 준비에 빨간불이 켜졌다. 유효기간이 2년인 토익이 만료될 경우 자칫 채용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며 주요 기업의 채용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데, 토익 기한 만료를 1~2달 앞둔 취준생들은 긴장하고 있다. 채용 시기가 더 늦어질 경우 다시 토익시험에 응시해 새로운 점수를 획득해야 하는데, 시험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가운데 채용 자격 조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이렇게 기한 만료를 앞둔 취준생들이 다음달 개최 예정인 2번의 토익 시험에 대거 몰리며 이미 전국 모든 고사장의 예약접수가 마감됐다. 이마저도 코로나19 장기화 여파에 따라 연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취업을 앞둔 취준생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다. 취업 커뮤니티 내에서는 혹시 뜰지 모를 취소 접수분에 대비해 계속해서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있다는 글과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동해도 괜찮으니 꼭 시험을 치고 싶다는 성토 섞인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는 중이다.

이미 세무사 자격시험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세무사 자격시험을 주최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코로나19 여파로 어학시험을 치르지 못한 세무사 수험생들을 위해 영어성적 제출기한을 연기해주겠다고 발표했다. 세무사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서는 토익 700점 이상, 지텔프 65점 이상, 뉴텝스 340점 이상 등 중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다만 원서 접수 기간 전 마지막 시험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연기·취소되며 응시 자격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수험생들로부터 불만이 이어졌다. 이에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서약서를 제출하면 세무사 시험 원서접수 후 최초로 응시하는 어학시점까지 인정해주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이다.

주요 기업은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채용을 연기 중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10대 그룹 중 8개 그룹이 코로나19 여파로 이달 예정된 채용 일정을 연기하거나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채용시장의 불황이 현실화되자 일각에서는 토익 성적이 없어 원하는 기업에 지원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로 토익 유효 기간을 연장해달라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영어시험 연기 부작용 최소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토익 등 주요 영어시험이 연기되면서 대기업 공채, 국가자격 시험 지원에 혼란이 생기고 있다며, 혹시나 생길지 모를 불이익에 마음 졸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응시기회 자체를 박탈당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길 것이라며 국가 자격시험 접수기간도 연장해주거나 추후 영어시험 성적을 제출할 수 있도록 임시조치 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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