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테나]주찬옥씨,「사랑」집필 포기…『시청률이 뭐길래』

  • 입력 1998년 2월 16일 07시 40분


○…‘시청률만 높인다면 한순간에 작가도 바꾸고 주인공도 죽인다.’ 2일부터 방영중인 미니시리즈 ‘사랑’을 쓰고 있는 작가 주찬옥(39)의 집필 포기선언으로 드러난 ‘MBC식 제작방침’이다. 그는 ‘고개숙인 남자’ ‘여자는 무엇으로사는가’등을통해 섬세한 심리묘사로 호평을 받아온 중견작가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주찬옥은 “자식이나 다름없는 드라마를 불과 2주만에 왜 포기하겠느냐”면서 “제작진은 물론 경영진까지 한곁같이 시청률에 연연하는 방송가 풍토에서 더이상 함께 작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사랑’은 첫주 방영분 2회에서 18.2%, 17.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이 나오자마자 MBC측은 “시청률이 낮은 연상의 여자(김미숙)와 연하의 남자(장동건)가 중심인 멜로물 대신 트렌디풍 드라마로 만들자”고 작가에게 요구했다. 또 3,4부는 작가도 모른 채 각색돼 다른 내용으로 방영됐고 5부는 다른 사람이 보조작가라는 명목으로 대본작업에 참가했다. ○…이에 대해 MBC측은 “무리수가 있었지만 제작여건상 시청률을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MBC는 탤런트 김미숙이 드라마의 ‘변질’에 반발해 출연을 포기하자 극중 김미숙을 죽는 것으로 처리하고 최지우를 장동건의 상대역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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