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TEST]봄 처녀처럼… 화사하게 발랄하게 ‘터치 터치’

여기자 3인, 블러셔 4종 비교체험

봄을 맞아 화장품 브랜드들은 다양한 제형과 색상의 블러셔 제품을 선보였다. 양볼 가운데를 둥글게 바르면 귀여운 스타일을, 브러시를 양볼 사선 방향으로 쓸어내리면 세련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샤넬 제공

여자는 매일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 무슨 의식이라도 치르듯 각자의 도구로 피부라는 도화지에 그림을 그려 나간다. 이때 ‘볼 터치’라고 불리는 블러셔는 공들여 그린 밑그림을 하나의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메이크업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 할 수 있다. 굳이 안 해도 상관없지만, 한번 해보면 확실히 다른 것. 바로 블러셔의 힘이 아닐까. 동아일보 소비자경제부의 여기자 3인은 맥, 베네피트, 샤넬, 아리따움에서 추천한 봄맞이 블러셔 제품 4종을 비교 체험했다.

○ 이 제품 써봤어요

맥의 ‘뉴 로맨스’는 피부 톤을 최대한 살리는 코랄 메이크업에 어울리는 복숭앗빛 색상을 내세웠다. 베네피트의 ‘단델리온’은 핑크빛 블러셔로 ‘민들레 파우더’라는 애칭으로 유명하다. 샤넬의 블러셔는 올봄 장밋빛을 재해석한 컬렉션 제품으로 출시됐다. 파우더 제형의 ‘쥬 꽁뜨라스뜨’와 크림 제형의 ‘르 블러쉬 크렘 드 샤넬’ 등 두 가지가 있다. 아리따움에서 판매되는 ‘슈가볼’ 또한 쿠션 타입과 파우더 타입인 벨벳 두 가지로 출시됐다. 쿠션 타입은 ‘데이지코랄’ 색상, 파우더 타입은 ‘코랄슈가’ 색상을 써봤다.

○ 평소 색조 화장 습관

▽김선미=예전엔 스모키 눈 화장처럼 섹시한 색조 화장을 동경했었다. 그런데 최근 한 30대 후반 여성이 하얀 피부 연출에 반짝임 있는 핑크빛 블러셔를 바르고 모임에 나타났을 때 ‘아, 곱다’ 싶었다. 올해 나의 색조 화장 목표는 참한 신부 콘셉트.

▽김현수=언젠가부터 블러셔가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가 되어버렸다. 안 피곤한데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듣기 시작했을 때였을 듯. 블러셔를 바르면 생기 있어 보이는 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샤넬의 로즈 브라운 컬러 블러셔를 바르고 그 위에 파우더를 덧바르곤 했다.

▽염희진=최소한의 화장품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게으른 화장법을 연구해 왔다. 화장에 신경 쓴 것처럼 보이는 쉬운 방법은 하이라이터와 블러셔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 하이라이터로 얼굴에 입체감을 살리고, 블러셔를 양쪽 뺨에 발라 얼굴에 생기를 투여하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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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자 3인의 평가

▽김선미=베네피트는 어쩌면 이렇게 여자의 마음을 속속들이 알까 싶다. 서양 민들레를 뜻하는 ‘단델리온’ 블러셔의 사각 종이 패키지를 열 때는 보석상자를 여는 기분이 든다. 흰색 스니커즈에 연보랏빛이 나는 핑크색 블러셔를 바르면 소녀가 될 것 같다. 해외 출장이나 여행 땐 아리따움 제품을 들고 가겠다. 벨벳 블러셔는 압축된 파우더 타입으로 브러시가, 슈가볼 쿠션은 크림 타입으로 퍼프가 들어 있다. 가격까지 ‘착하다’. 맥 블러셔의 은은한 광택과 고급스러운 색감. 정말로 로맨스에 빠질 것 같다. 용기 뚜껑을 열 때 뻑뻑한 감이 있고, 브러시가 내장되지 않은 것이 단점. 그래도 봄을 맞는 여성의 마음을 설레게 하니 그 정도 불편은 감수하겠다. 최근 채널A 종합뉴스에서 다음 날 조간신문을 소개하면서 샤넬의 두 제품을 발랐더니 “왜 이렇게 예뻐졌느냐”는 반응이었다. 크림 타입 제품 위에 파우더 타입을 발랐다. 역시 최고의 핑크빛과 장미 향기.

▽김현수=베네피트는 색감이 은은해서 블러셔를 시도하기 어색했던 사람, 블러셔 초보자에게 알맞다. 내장돼 있는 브러시로 앞 광대뼈 쪽에 톡톡 색을 내면 소녀 같은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색감이 은은한 만큼 오후에 수정 화장 시 톡톡 덧발라 주는 게 좋다. 샤넬의 크림과 파우더 타입 블러셔는 함께 쓰는 게 ‘진리’임을 깨닫게 됐다. 크림 타입은 자연스럽지만 원하는 색감이 잘 안 나오고, 파우더는 시간이 지나면 바람에 날아가 버리는 느낌이었다. 맥은 가장 마음에 드는 색깔이었다. 무엇보다 은은한 펄감이 있어서 굳이 얼굴에 하이라이터를 하지 않아도 광대뼈를 멋지게 만들어 준다. 웃을 때 튀어나오는 광대뼈보다 살짝 위를 향해 광대뼈 전체를 발라주니 얼굴에 ‘리프팅’ 효과를 주는 듯했다. 아리따움은 뷰티강국 한국만의 독특한 용기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 아모레퍼시픽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쿠션’을 블러셔와 결합시킨 아이디어가 재밌다. 가루로 돼 있는 ‘벨벳’도 미니 파우더 형식으로 돼 있어 휴대하기 편하다.

▽염희진=베네피트 제품은 역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은은한 분홍빛이 자연스럽게 발색돼 얼굴에 생기를 줬다. 다만 화사한 봄에 쓰기에는 색상이 너무 밋밋했다. 내장 브러시가 다른 제품보다 거친 편이라 파우더 가루가 날리는 것도 아쉽다. 맥 제품은 발림성이 좋았다. 양쪽 뺨에 펴 바르니 마치 봄 처녀가 된 듯 살짝 수줍은 것 같아 보였다. 단, 너무 진하게 쓰면 안면 홍조증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는 걸 명심. 샤넬의 파우더 제품은 민들레 씨처럼 폴폴 흩날리는 가루 탓에 당황스러웠다. 색상도 써본 제품 가운데 가장 화사했고 은은히 나는 장미향은 인상적이었다. 크림 타입 제품은 발색, 발림성 모두 좋아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아리따움은 ‘8000원의 행복’이다. 일상적으로 사용할 때는 파우더 제형의 ‘벨벳’ 제품을, 펄감을 살려 얼굴에 입체감과 화사함을 부여하고 싶다면 ‘쿠션’ 제품을 써보자.

정리=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