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불쌍한 오노!

  • 입력 2003년 11월 24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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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의 한국행은 불발인가?

세계적인 쇼트트랙 스타이자 ‘허리우드 액션’으로 강한(?) 이미지를 심어줬던 안톤 오노(21.미국)가 한국행에 앞서 불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솔트레이크동계올림픽 1,500m 결승에서 김동성의 금메달을 빼앗아 간 오노는 그동안 한국 넷티즌의 분노를 한 몸에 받아온 장본인.

당초 계획대로라면 오는 28일부터 열리는 2003-2004 쇼트트랙 월드컵 3차전 출전을 위해 한국에 와야지만 아직까지는 확정된 바가 없다.

이유는 한국인들의 테러(?).

방한 계획이 발표되면서 대한빙상연맹측에서는 안전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장담했지만 네티즌의 불만이 어떤 형태로 표출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연맹측에서는 네티즌을 상대로 운동선수가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펼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넷티즌의 마음을 진정시키기란 쉽지 않을 일.

직접적인 폭력 사태는 없겠지만 가벼운(?) 계란 세례와 피켓 시위 등이 준비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상황이 이쯤되면 오노가 겁먹는 것은 당연하다.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정치인이 아닌 자신을 매도하는 한국의 분위기가 충격적이라고 말했듯이 한국민의 저주(?)에 대해 심각할 정도로 두려움을 표하고 있다.

상황이 이쯤되면 오노의 인간적(?)인 결정이 이해도 간다.

한국에 오기만 하면 때려 잡겠다는 메일을 수천통을 받은 상태에서 방한한다는 것은 어지간히 간 큰 사람이 아니면 쉽지 않은 행동.

속으로 ‘내가 운동선수이니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되지!’라든가 ‘넷티즌은 네티즌일뿐이야, 별일 있겠어!’라는 생각을 했겠지만 결국은 방한을 포기할 공산이 크다.

어찌보면 ‘공포’에 대한 인간적인 반응을 그대로 보여주는 단면이다.

한국에 온다고 제삿날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출전을 밝힌 이후부터 지금까지 1달간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고뇌하면서 보냈을까 생각하니 연민의 정도 든다.

그러니까 평소에 잘하지 괜히 한국의 막강 네티즌을 열받게 만들어서 선수생활도 맘놓고 못하는지 불쌍해진다.

아무튼 ‘허리우드 액션의 대가’ 안톤 오노를 한국 땅에서 보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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