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도시락토크 2.0]“MD가 되려면 소통능력 길러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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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샵 주니어사원들의 입사비법 귀띔

29일 서울 영등포구 GS샵 본사에서 열린 도시락토크에서 이 회사 주니어 사원들과 취업준비생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참가자들은 상품기획자(MD)와 홈쇼핑 방송 PD 직무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9일 서울 영등포구 GS샵 본사에서 열린 도시락토크에서 이 회사 주니어 사원들과 취업준비생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참가자들은 상품기획자(MD)와 홈쇼핑 방송 PD 직무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9일 서울 영등포구 GS샵 본사에서 진행된 도시락토크 2.0은 조금 특별했다.

기존 도시락토크 때는 주로 자기소개서 문항이나 면접 비법 등에 대한 질문이 오가기 마련이다. GS샵 도시락토크에서는 상품기획자(MD)와 홈쇼핑 방송 PD 등 특정 직무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GS샵은 TV홈쇼핑과 데이터 홈쇼핑(녹화 방송 형태로 여러 차례 방영이 이뤄지는 형태), 온라인 쇼핑몰 등을 운영하는 유통 기업이다. 유통업의 꽃으로 불리는 MD를 비롯해 방송 진행을 총괄하는 PD 등에 도시락토크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참가자들은 마치 자신이 MD나 PD가 된 것처럼 GS샵의 상품 판매 전략과 미래 비전을 논하기도 했다. 그들의 질문을 받은 GS샵 1∼3년 차 사원 5명은 자신이 보고 배운 현장 경험을 아낌없이 토해냈다.

MD가 되고 싶은 구직자들의 가장 큰 궁금증은 직무에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다. 본인에게 MD가 잘 맞는지 알기 위해서, 입사를 위해서, 그리고 입사 후 일을 잘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하는 부분이다. GS샵 사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대인 소통 능력’이었다. 모바일 쇼핑몰 MD 박진홍 사원은 “사람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MD가 가져야 할 중요한 역량”이라고 말했다. 협력사를 비롯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하는 것이 MD 업무의 기본이다.

패션팀 MD 이수경 사원도 대학교 때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중 활동적이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생각은 실제 MD 업무와 잘 부합하고 있다. 이 사원은 “MD 중에서도 홈쇼핑 MD는 다른 유통 기업에 비해 업무 영역이 넓다”고 말했다.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기까지 자신이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크다는 의미다. 입사 지원자들은 본인의 특정한 경험들이 MD 업무 특성과 잘 맞는지 어필하는 게 필요하다는 조언들도 나왔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쇼핑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MD 영역도 세분화되고 있다. TV홈쇼핑이 어느 정도 검증된 상품을 정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이 팔아야 한다면 모바일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는 마케팅이 이뤄진다. 만나는 사람도 TV홈쇼핑 MD는 주로 규모가 있는 기업들을 만난다면 모바일 MD는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어느 쪽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지 고려해보는 것도 입사 준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홈쇼핑 PD는 전통적인 방송 PD의 역량에 마케팅 감각을 지녀야 하는 업무다. GS샵의 데이터 홈쇼핑 채널인 ‘GS Myshop’ PD인 마주영 사원이 입사 면접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A상품에 대해 판매 전략을 세워보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마 사원은 앞에 놓인 도시락을 가리키며 “도시락의 판매 전략을 짜보라고 한다면 일단 이 도시락의 주요 타깃이 누구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 사원이 실제 면접 때 판매 전략을 짜야 했던 상품 중 하나는 ‘비싼 가격의 초콜릿’이었다. 그는 면접 시기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때였음을 활용해 ‘시험 잘 보라는 100번의 말보다 이 초콜릿을 주라’는 식의 문구를 생각해냈다. 그는 “면접관들은 다들 나보다 경험과 지식이 많은 사람인 걸 감안해 보니 일단은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는 데 집중하자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런 작전은 냉장고의 판매 전략을 구상하는 과제를 받았을 때도 활용됐다. 보통 냉장고는 홈쇼핑에서 주부들을 겨냥한 방송으로 짜인다. 하지만 마 사원은 남자 스타 셰프들이 각종 TV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끌고 있는 점에 착안해 ‘우리 남편도 셰프로 만들어줄 수 있는 냉장고’라는 콘셉트를 잡았다고 소개했다.

인사팀에서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이승준 사원은 구직자들의 자기소개서를 봤을 때 아쉬웠던 점을 귀띔했다. 이 사원에 따르면 의미 없이 화려한 스펙을 나열하는 자소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그는 “솔직히 그런 자소서를 보면 ‘잘난 사람이지만 회사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아니다’라는 판단을 내리게 된다”고 말했다. 오히려 작은 경험이라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업무와 잘 녹여내는 게 좋은 평가를 받는다.

토론 면접에서 주의해야 할 점도 조언했다. 토론 면접을 통해 평가하려는 핵심은 대화 속에서 어떻게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하는지인 만큼 말을 잘하고 많이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이 사원은 “주방용품 MD처럼 특정한 분야 업무를 수행하는 데 강점이 있다면 어필해도 좋지만 필수적인 건 아니다”라고 했다. 특정 업무에 특화된 강점이 없다면 억지로 꾸며내기보다는 유통기업에서 강조하는 소통 능력을 잘 보여주는 게 낫다는 조언이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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