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글로벌 성장률 둔화, 경기침체와 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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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
증시를 분석할 때 종종 사용되는 물리학 법칙이 ‘작용과 반작용’이다. 상승이든 하락이든 과도한 주가 변동이 생기면 반드시 반작용이 나타나는 것이 시장의 생리라는 것이다. 주가는 본연의 가치와 평균 수준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이로 인해 등락이 반복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글로벌 증시는 향후 3∼6개월 동안 반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은 과거 정보기술(IT) 버블, 2008년 금융위기와 유사한 위기감을 지수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는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각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유동성 축소 등 구조적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과도하게 하락했다. 역으로 단기간에 버블 붕괴나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반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물론 글로벌 경기는 둔화 추세이고 미국 경기도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관점이 우세하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성장률 둔화를 경기침체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다. 주요 20개국(G20)의 경제성장률은 내년 3분기(7∼9월)까지 3%대가 유지되고, 미국 성장률도 내년 상반기까지 잠재성장률인 2%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수는 있겠지만 수개월 내에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걱정은 지나치다.

중국의 부채 이슈도 잠재적 위험 요소다. 하지만 이 문제가 당장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은 낮다. 오히려 중국은 올 하반기 들어 유동성 공급, 지급준비율 인하 등 금융 안정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선제적으로 부채 위험 관리에 들어가면서 당분간 중국 부채 리스크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말과 내년 초에는 글로벌 증시 급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경기에 대한 불안 심리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 세계적으로 소비 특수가 예상된다. 중국 광군제를 시작으로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시즌이 이어진다. 미국과 중국은 소비세 인하, 세제 개편 등으로 소비 여력이 높아진 상태다.

이달 11일 광군제 하루 매출은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2135억 위안(약 34조8000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2000억 위안)를 웃돌았다. 이 같은 글로벌 소비 특수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제어할 수 있는 변수가 될 것이다.

‘10월 쇼크’로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특히 신흥국 시장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과 가격 측면에서 매력이 높아졌다. 급락 이후 여진 과정은 반작용을 위한 활시위가 당겨지는 과정이다. 머지않은 시기에 코스피의 빠른 복원이 기대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
#증시#글로벌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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