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전통시장을 가다]美 전통시장 성공 비결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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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잡지에 홍보하고 요리교실로 손님 끌고 ‘마켓 매니저’가 경쟁력

페리플라자 파머스마켓을 운영하는 CUESA의 데이브 스톡데일 총책임자가 신문에 실린 시장 광고를 보여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
페리플라자 파머스마켓을 운영하는 CUESA의 데이브 스톡데일 총책임자가 신문에 실린 시장 광고를 보여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
미국의 성공한 전통시장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시장 운영을 전담하는 ‘마켓 매니저’가 있다는 점이다. 마켓매니저는 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상가를 관리하고 입점 업체 선별, 홍보 마케팅까지 종합적으로 담당한다.

로스앤젤레스(LA) 길모어 파머스마켓은 ‘길모어컴퍼니’가, 샌프란시스코 ‘페리플라자 파머스마켓’은 CUESA라는 비영리기구(NPO)가 바로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시장 운영업체이면서 동시에 땅 주인이기도 한 길모어컴퍼니는 2002년 시장 옆에 쇼핑센터를 개발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중저가 의류 브랜드 타운과 백화점, 영화관 등이 있는 ‘더 그로브 몰’을 세운 것. ‘더 그로브 몰’에 들른 신세대 쇼핑객이 파머스마켓까지 오도록 유도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파머스마켓의 점포 매출은 쇼핑센터 개발 전보다 평균 15% 이상 늘었다. 일리셔 버스 길모어컴퍼니 마케팅책임자는 “파머스마켓 상인의 매출은 최근 20년간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한 적이 없을 정도로 튼실하다”고 설명했다.

페리플라자 파머스마켓은 주 3일만 열리는 비상설 시장이기 때문에 CUESA는 일주일에 한 번씩 온라인 뉴스레터를 발송하거나 신문 잡지 대중교통수단 광고를 통해 시장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도 활용한다.

CUESA가 토요일마다 여는 요리교실은 손님을 모으는 핵심 마케팅 수단이 됐다. 단지 물건만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제철 음식 재료와 자연친화적 육류로 만들 수 있는 요리법을 알려주는 것.

마켓매니저가 상권을 유지하기 위해 궁리를 거듭하는 것은 시장 상인과 철저한 공생관계이기 때문이다. 마켓매니저는 시장 상인들로부터 점포 임대료를 받는다. 점포 임대료는 매출 실적에 연동돼 상인들이 돈을 많이 벌수록 수익이 높아진다. 페리플라자의 경우 하루 기본 임대료는 60∼160달러지만 그날 매출 실적의 6%를 추가 임대료로 낸다.

시장 운영회사가 상인에게 ‘갑’일 것 같지만 파머스마켓의 경우 기우에 불과하다. 버스 마케팅책임자는 “회사와 상인 간의 계약은 완전히 투명하다”며 “상인들이 일단 시장에 입성하면 나가려는 점포가 없다”고 강조했다.

LA·샌프란시스코=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미국 전통시장#마켓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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