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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리포트]대한민국 건설 인재의 산실 ‘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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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리포트]대한민국 건설 인재의 산실 ‘대우건설’

동아일보입력 2010-09-04 03:00수정 2010-09-0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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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CEO 사관학교… 직원 20%가 전문가그룹
류철호 한국도로공사 사장, 박창규 롯데건설 사장, 김현중 한화건설 사장, 김기동 두산건설 사장, 박영식 동아건설 사장, 정태화 TEC건설 사장, 윤춘호 극동건설 사장, 장성각 벽산건설 사장, 노태욱 LIG건영 사장, 정재영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장 ….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대우건설 출신 최고경영자(CEO)라는 점이다. CEO뿐만 아니라 여러 건설사의 임원, 팀장급 등에도 대우건설 출신이 두루 포진해 있다. 이들은 ‘대우건설 출신’이라는 끈으로 꾸준히 교류하면서 건설업계에서 강력한 인적 네트워크와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기자와 만난 한 건설사 사장은 “대우건설에 있을 때부터 ‘창조’와 ‘도전’을 핵심가치로 삼고 직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창조와 도전은 대우건설이 1970년대 후반부터 해외사업에 집중하면서 내세웠던 핵심 가치다. 대우건설 출신 인재들이 건설업계 곳곳에 자리 잡으면서 대우건설의 DNA는 한국 건설업계에 널리 퍼져 있다. 한국 대표 건설사로 자리매김한 대우건설의 DNA는 무엇일까.

○ 인재가 최고의 하드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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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단기간에 시공한 월성 원자력발전소, 최첨단 침매터널 공법을 적용한 거가대교,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호 조력발전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누리마루….

대우건설은 1973년 창사 이래 40여 년 동안 한국 건설 역사에 다양한 기록을 세우고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건물들을 지으며 국내 최대 건설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와 뛰어난 공사관리 능력, 고수익의 내실경영으로 2000년 이후 10년 연속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2006년부터 3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를 차지하며 한국 건설업계 정상에 우뚝 섰다.

대우건설의 이러한 눈부신 성과 이면에는 건설업계의 ‘사관학교’로 불릴 만큼 우수한 인적 자원과 인재육성 시스템이 있다. 건설업계 인사담당자들이나 헤드헌터들에게도 대우건설 출신 임직원은 스카우트 1순위로 꼽힌다. 대우건설에는 경영학석사(MBA)와 여러 분야의 석·박사, 기술사, 건축사 출신이 800여 명으로 전체 직원의 20%에 이른다.

이는 대우건설이 인재 양성과 기술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놓였더라도 인재와 기술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대우건설은 인재 양성을 위해 획일적인 집체교육에서 벗어나 직장 내 교육훈련(OJT) 등 업무별 특성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신입사원들은 입사와 동시에 국내외 현장에서 OJT를 통해 현장 및 실무경험을 쌓는다. OJT 이후에는 현업 부서와 국내외 현장에 배치된 뒤 각 분야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특성화된 전문교육을 받는다. 기술 직종별로도 매년 실무교육을 비롯한 다채로운 사내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전문기술 분야에서도 수시로 사외 위탁교육을 하고 있다. 경영, 재무, 회계, 마케팅 등 경영 일반과정과 리더십 육성과정, MBA과정 등을 온라인으로 이수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우수한 인력을 뽑아 국내외 유명 대학, 기업체, 연구소, 전문기관 등에 파견함으로써 최고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은 “생산시설이 없는 건설사에는 사람이 보유한 기술만 있을 뿐”이라며 “공사일지를 철저히 작성해 선배들의 현실성 있는 좋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후배들이 자기 것으로 소화하도록 일종의 ‘밥상머리 교육’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환위기-그룹해체 역경 ‘인재-기술의 힘’으로 돌파

대우건설은 대리, 과장급에게도 1000억 원 이상 규모의 프로젝트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시키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갖추고 있기도 하다. 이를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했고 직원 스스로 경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사시스템도 도입했다. 대우건설 출신인 김승배 피데스개발 사장은 “대우건설의 독특한 사내문화는 조직적으로도 하위에 권한을 많이 넘겨서 믿고 맡긴다는 점”이라며 “팀장급만 돼도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일찍부터 리더십과 책임감, 실무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인재양성 시스템 덕분에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조직 내에서 잔뼈가 굵은 인재들이 사장직을 맡는 사례가 많다. 다른 건설사들이 외부 인사를 사장으로 영입하거나 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서 커온 CEO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는 것과 다르다. 남상국, 박세흠, 박창규 전 사장 등은 모두 대우건설에서 말단부터 성장한 CEO들이다.

○ 세계 수준의 기술력

이에 못지않게 대우건설이 내세우는 경쟁력은 기술력이다. 1983년 업계 최초로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을 설립해 40여 건의 신기술과 360여 건의 특허를 비롯해 600건이 넘는 신공법과 신기술을 개발했다. 1993년 업계 최초로 국제표준인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취득했고 원자력발전 부문에서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과 미국기계공학회(ASME) 인증을 보유하고 있는 등 세계 수준의 역량과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1998년 월성원전 3, 4호기 건설, 2003년 월성원전에 삼중수소제거설비 건설 등 세계적인 원전 관련 시공기술 기록을 갖고 있다. 1998년 중국 진산원전 3단계 공사에 기자재 및 기술용역을 수출했으며 대만의 용문원전 공사에도 원전 건설 기술을 수출하는 등 국내 업계 최초로 원전 관련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실적이 쌓여 지난해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공사를 따냄으로써 한국 원자력 연구개발 50년 만에 첫 원자력 플랜트 수출의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또 대우건설은 세계 최대 규모의 시화호 조력발전소를 내년 2월 준공하고 부산∼거제 연결도로에 국내 최초로 건설되는 해저 침매터널도 맡고 있어 향후 사업규모가 수십조 원에 이르는 한중 및 한일 해저터널 건설의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탄탄한 인재 풀과 최고의 기술력은 대우건설이 겪었던 각종 위기를 돌파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그동안 대우건설은 1997년 외환위기에 이은 대우그룹 해체로 워크아웃을 적용받는 비운을 맞아 조직과 인력의 뼈를 깎는 듯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2003년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했지만 2006년 말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된 뒤 그룹의 경영위기 여파로 많은 어려움에 맞닥뜨렸다. 지난해 6월 금호아시아나의 우산에서 벗어났지만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2위, 올해 4위로 건설업계의 정상 자리를 빼앗겼다. 그러나 서병운 상무는 “외환위기와 대우그룹 해체 등 큰 어려움이 많았지만 모두 극복해 냈다”며 “고급 인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정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중으로 산업은행이 주축인 사모투자펀드(PEF)가 대주주로 되면 금융과 건설의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다시 1위 건설사로 도약한다는 꿈을 품고 있다. 조주형 교보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은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터키, 중동 등 원전 수주전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 있었다”며 “30년 영업력을 갖춘 북아프리카에서의 수주 물량이 늘고 액화천연가스(LNG) 시장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월성 원자력발전소 3, 4호기의 건설 당시 모습. 1994년 공사에 착수한 대우건설은 3호기 전체 공정을 4년 만에, 4호기는 원자로 건물 외벽 축조를 17일 만에 각각 완공하는 등 세계 최단 기간 기록을 세웠다. 사진 제공 대우건설
1979년 리비아 우조비행장 건설은 이탈리아 업체가 공사하다 포기하고 떠나버린 어려운 공사였다. 한낮 온도가 40∼50도를 오르내리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대우건설 직원들은 야영생활을 하면서 700km 길이의 도로 공사를 끝냈다. 공사 당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는 대우건설 공사현장을 방문해 한밤에도 대낮같이 불을 밝히고 일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인의 열의와 근면함에 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당시 리비아는 북한과 수교를 맺은 국가였지만 이를 계기로 한국과 리비아 간에 국교가 수립됐다고 하는 것은 유명한 일화다.

리비아 사례처럼 대우건설은 어려움이나 위험을 무릅쓰고 해외에 진출해 민간 외교의 첨병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우건설은 1970년대 후반 에콰도르 도로공사를 시작으로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지역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서 총 390여 건, 340억 달러의 공사를 수행하며 한국 건설의 위상을 높여 왔다.

2010년 대우건설의 해외수주 목표는 45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60% 높게 잡았으며 해외사업 비중을 30% 이상으로 확대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나이지리아, 리비아, 알제리 등 주요 국가에서 영업을 강화하고 국내외 전문 엔지니어링사와의 협력관계도 두텁게 해 오일, 가스 분야의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중동, 동유럽, 남미 등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한 다변화를 추진하고 원자력발전, 바이오가스 플랜트 등 미래 성장동력사업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대우건설은 1980, 90년대 국내 건설업체들이 해외건설시장에서 토목, 건축 분야에 집중할 때 역으로 석유와 가스, 발전플랜트 등을 주력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에서 수많은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와 배송설비를 지으며 세계적인 LNG 플랜트 시공업체로 발돋움했다. LNG 플랜트 외에도 최첨단 기술이 필요한 원전을 비롯해 화력, 수력, 조력 발전소 등 다양한 발전플랜트 시공 경험과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전 관련 플랜트도 주력사업으로 육성해 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직원들이 도전과 창조정신으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한 결과 현지인들이 한국은 몰라도 대우건설은 알아볼 정도로 신뢰와 명성을 쌓았다”며 “7월 말 리비아와의 외교관계가 불투명했지만 지난달 즈위티나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따낼 정도로 수주에 차질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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