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北외무상 유엔총회 안가나…비핵화 협상 난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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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30일 1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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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상(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뉴스1 DB) 2018.8.2/뉴스1
리용호 북한 외무상(왼쪽)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뉴스1 DB) 2018.8.2/뉴스1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4차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29일(현지시간) 미 대북 전문매체 NK뉴스가 보도했다. 그러나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핵화 협상 진전을 위해 리용호 외무상의 미국행은 특별한 의미를 갖기에 그의 참석 여부는 주목을 끈다.

리 외무상은 지난 2016년 현 위치에 오른 뒤 매년 유엔총회에 참석해 왔다. 참석 때마다 미국을 공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독설을 날리거나 미국에 대한 신뢰가 없이는 결코 비핵화를 할 수 없다는 어깃장을 놓는 연설을 해 왔던 것. 2017년 ‘로켓’ 얘기까지 거론되며 북미 분위기가 경색됐을 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악(惡)통령’ ‘거짓말의 왕초’(Lying King)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RFA 보도에 따르면 유엔총회 참석자 리스트를 담은 유엔 공보국 ‘일반토의 잠정 명단’(Provisional list of speaker)엔 북한에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닌 장관(Minister)급 인사가 9월28일 후반부 회의(현지시간 오후3시~오후7시) 4번째 기조 연설자로 나설 예정인 것으로 확인된다. 각국 연설자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15분 정도라 리 외무상은 이날 오후 3시45분께 발언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날 NK뉴스는 소식통에 따르면 리 외무상이 이유는 분명치 않으나 불참할 것 같다면서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는 그가 2016년 외무상에 오른 뒤 처음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30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판문점 회동 이후 약속했던 한미 실무회담이 제대로 열리지 못 하고 있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리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은 비핵화 협상과 관련,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동 가능성 때문에 중요한 관심사다.

리 외무상은 지난달 태국 방콕에서 열렸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하지 않았다. 기대를 모았던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담도 당연히 무산됐었다. 이 당시에도 북한이 매년 ARF에 외무상을 파견해 왔단 점에서 이례적이었고 실무협상이 난항에 빠져 있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란 해석이 다수였다.

북미 정상은 판문점 회동 2~3주 후에 실무협상을 열기로 했지만 9월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도 실무협상이 열릴 기미가 포착되지 않고 있는 게 사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을 문제 삼으면서 실무협상이 응하지 않고 있다. 한국 내에선 북한이 지난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이후 실무협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는 있다.

이런 가운데 리 외무상은 폼페이오 장관에 대해 “미국 외교의 독초이자 합리적 사고가 결여된 사람”이라고 관영 매체를 통해 발언하기도 했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도 북한의 신형 미사일 발사 시험을 놓고 “북한의 불량 행동을 좌시할 수 없다”고 나서면서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면서도 지난 27일 인디애나폴리스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그의 (협상)팀을 현장에 투입해서 나의 팀과 함께 일해 미국인을 위해 훌륭한 결과물을 도출해 내길 희망한다”면서 실무협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NK프로의 이민영 분석가는 “리 외무상이 9월 유엔총회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이는 지난 몇 달 간 북한 외무성이 보인 대미 강경노선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외무성 대변인 담화는 김정은 위원장의 2019년 신년사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국방력을 강화할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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