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광고 중단 거부’ 페이스북, 지난달 백악관 비밀 만찬

  • 뉴시스
  • 입력 2019년 11월 21일 15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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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10월 말 백악관서 트럼프와 만찬

미 대선을 앞두고 정치광고 중단에 선을 그어온 페이스북 경영진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비밀 만찬을 가졌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와 피터 틸 페이팔 설립자 겸 페이스북 이사를 비밀 만찬에 초대했다. 만찬 시기는 구체적으로 저커버그의 의회 출석이 이뤄졌던 10월 말 무렵으로 보인다.

당시는 저커버그가 의회에서 암호화폐 리브라 출시와 관련해 비판을 받던 시기였다.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업체인 페이스북이 직접 화폐를 발행할 경우 사실상 중앙은행 역할을 할 수 있는데다, 테러조직 등의 자금원이 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저커버그는 아울러 만찬 약 일주일 전 조지타운대 강연에선 2020년 미 대선을 앞두고 잘못된 정보가 담긴 정치광고에 대한 단속 요구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었다.

당시 만찬이 왜 공개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는지, 참석자들 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페이스북은 NBC에 “저커버그는 대통령 및 영부인과의 백악관 만찬 초청을 수락했다”며 “미 주요 회사 CEO로선 정상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NBC에 따르면 당시 만찬에 동석한 틸 이사는 실리콘밸리 내에선 손에 꼽히는 노골적인 보수 성향 인사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페인 주요 기부자로, 데이터기술 사기업 팰런티어 회장이기도 하다. 이 기업은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대규모 방위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저커버그는 지난달 30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20년 대선 관련 정치광고 중단에 선을 그었었다. 경쟁업체 트위터는 당시 정치광고 중단을 전격 선언했으며, 이후 구글도 투표 기록이나 정당 가입 여부 등 정보를 활용한 정치광고는 중단하기로 한 상황이다.

다만 CNN은 이달 들어 페이스북이 정치광고 관련 정책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었다. 트럼프 선거캠페인은 이에 “페이스북이 2020년을 위한 우리의 중요한 수단을 빼앗으려 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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