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홍콩 문제 해결사로 왕치산 투입할 수도

  • 뉴스1
  • 입력 2019년 9월 3일 11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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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오른쪽). (국회 제공) 2019.5.8/뉴스1
문희상 국회의장을 만나고 있는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오른쪽). (국회 제공) 2019.5.8/뉴스1
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14주차로 접어든 가운데 왕치산 국가 부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홍콩과 인접한 광둥성을 잇달아 방문하며 홍콩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관영 신화통신은 2일 왕치산 국가부주석이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광둥성 자오칭과 광저우, 포산 등지를 둘러봤다고 전했다.

공식적인 방문 목적은 역사와 문화유산에 관한 조사연구. 이를 위해 중산대학과 광저우미술학원 등을 방문했으며,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포산에서 열린 세계농구월드컵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왕 부주석의 광둥성 방문이 단순 조사연구 목적이 아니라 홍콩 시위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여론을 다잡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왕 부주석이 이번 광둥성 방문에서 홍콩 상황에 대해 현지 관료들과 논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면서도 “중국 역사와 공산당의 지난 70년 성과를 연관시키며 애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왕 부주석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A·사스) 사태,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세계 금융위기 등 국가에 큰일이 닥칠 때마다 앞장서 문제를 해결해 ‘소방수’라는 별명이 붙은 인물이다.

시진핑 정부에서는 반부패 운동을 이끌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권력을 공고히 한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그는 특히 1989년 천안문 민주화 운동 강경 진압을 지지한 야오이린 전 부총리의 사위로 자신도 천안문 사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정치평론가인 천다오인 상하이정법대 교수는 “왕 부주석은 천안문 사건에 대한 강경한 대응으로 유명하다”며 “그의 광둥성 방문은 홍콩 시위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공산당 지도부가 최전선에서 정보를 수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10월 1일 국경절을 앞두고 홍콩 시위 진압에 대비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경제 전문가인 왕 부주석은 당초 미중 무역전쟁을 푸는 해결사로 투입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중국이 무역전쟁 장기전을 각오함에 따라 이같은 계획은 취소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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