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신도 강간추행 사제들은 자수하라, 앞으로 은폐는 절대 없다”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21일 20시 46분


코멘트
로마 카톨릭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21일 카톨릭 교회가 사제의 성 강탈 사실을 앞으로 “다시는 결코” 은폐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어린이들을 강간했거나 추행한 사제들은 자수할 것을 요구했다.

교황은 이날 교황청 관료들을 대상으로 한 연례 크리스마스 설교를 이 성 강탈 이슈에 집중시켰다. 그만큼 올해 교회의 성 비리와 은폐가 끊임없이 폭로되면서 교황 자신의 위치가 흔들리고 교회 위계질서에 대한 신념에 위기를 불러왔었다.

프란치스코는 과거 얼마 전까지 교회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지 못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 원인으로 지도부의 경험 부족과 근시안적 자세를 들었고 이로 해서 피해자들의 신고를 믿어주지 않는 책임없는 행동을 저질렀다고 책망했다.

이어 교황은 앞으로 카톨릭 교회는 결코 다시는 사건을 덮어버리거나 묵살하지 않을 것임을 맹세했다.

교황은 피해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피해 사실을 공개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피해자들에게 그나마 말할 기회를 줬다면서 언론에 감사를 표했다.

어린 신도들에게 성 강탈 행위를 저지른 사제들에게는 “개종을 하라, 속세의 사법 정의에 투항해라, 그리고 신성의 정의 응보를 맞을 채비를 하라”고 일갈했다.

지난해 후반기 칠레와 미국의 사제 성 비리 의혹을 무시하는 듯한 행보를 하다 큰 비판을 당했던 교황은 올 2월 세계 각국의 교회 지도자들을 초치해 비리 예방 최고회의를 열었다. 문제가 5년 전 취임하면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지역적으로 광범위하고 깊숙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교황은 전 세계 신도 12억 명을 이끌고가는 바티칸 관료들에게 스캔들이 교회 자체의 신뢰성을 해치고 있다면서 교회와 전 사제가 이제 정화의 대장정에 나설 때라고 독려했다.

이날 교황의 설교를 경청하는 추기경 및 주교들 사이에 추기경단 단장인 안젤로 소다노 추기경도 들어 있었다. 소다노 추기경은 얼마 전 성인이 된 요한 바오로 2세의 25년 치세 동안 세계 각지에서 폭로되기 시작한 사제들의 성 강탈 의혹을 바티칸이 끝까지 부인하도록 만든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카톨릭 사제들의 어린 신도 성 강탈 문제는 미국에서 2001년 보스턴 글로브 지가 의혹을 처음으로 자세히 보도하면서 표면화했다.

【바티칸시티=AP/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