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주간/김상곤]“한국사회가 타인을 이해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 가졌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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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인터뷰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인문주간을 계기로 한국 사회가 타인을 이해하는 관용과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이를 통해 복잡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를 찾기를 희망합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은 올해 인문주간의 주제 ‘인문학, 관용과 성찰의 지평을 열다’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금수저 흙수저로 대표되는 계층 간 대립, 가중되는 청년실업 등 사회적 갈등을 인문학 관점에서 접근하자는 것이다.

2006년 7개 기관, 3만 명이 참여해 시작된 인문주간은 12회째인 올해는 27개 인문도시가 함께 한다. 참가 시민도 1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문(文)·사(史)·철(哲)의 쇠락 속에서 역설적으로 인문학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 대해 김 부총리는 “(인문학이) 본래 위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사회가 분리·파편화하면서 인간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고찰이 더 요구되고, 사람 간의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며 “인문학은 스스로 성찰하고 관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갈등으로 인한 개인의 상처를 보듬어줄 수 있는 치유제로 기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4차 산업혁명이 진전될수록 인문학이 더 주목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술로 대체하기 어려운 창의융합형 인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런 사람을 키워낼 수 있는 학문이 인문학”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재화와 서비스를 팔기 위해선 인간의 욕구를 이해해야 한다. 인문학은 사람의 본질을 기반으로 한 학문이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인문학 중흥을 위한 기반으로 대학을 꼽았다. 대학이 인문학 교육과 연구의 산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인문학 열풍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인문학이 이공계에 밀려 위축되는 데 대해 교육부 장관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학 내 인문학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펴 나가겠다”고 했다. 학부에서는 대학인문역량강화사업(CORE) 등을 통해 인문 교육을 내실화하고, 석·박사들이 양질의 인문학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학문 후속 세대 지원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문학이 사회 곳곳에 스며드는 데 대학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대학중점연구소 지원, 인문한국 지원 사업 등을 계속할 예정이다.

올해는 특히 ‘인문학 및 인문정신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인문학 진흥 5개년 기본계획(2017∼2021년)이 시작되는 만큼 관련 학계와 교육계의 관심도 높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600억 원을 투입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생애주기에 맞는 인문학 교육을 실시하고, 지자체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을 여는 ‘문화수도’ 사업을 육성한다. 이번 인문주간도 그 연장선에서 인문학의 연구 성과를 대중과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로 행사 기간 전국 각지에서 펼쳐지는 인문 관련 프로그램이 230개에 이른다. 김 부총리는 “인문학 진흥 기본계획은 인문학이 우리 삶에 녹아들 수 있도록 대중화하는 사업이다. 결국은 대학에서 창출하는 다양한 성과를 국민과 나누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인문주간에 특별히 애착이 가는 프로그램을 묻는 질문에 “개막식의 청춘인문강좌를 비롯해 모두 다 꼼꼼하고 정성을 다해 준비했다”면서도 놓치기 아까운 행사를 일일이 찍어줬다. 서울에선 숙명여대가 주관하는 ‘치유의 숲 걷기, 남산 둘레길 투어’, 경기에선 안양시의 ‘근현대사 아픔을 간직한 삼릉’(현장탐방 및 강연)을 꼽았다. 부산에선 토크콘서트 ‘인생행로: 사할린 동포의 삶과 희망’, 경북은 ‘소백산 선비길 체험’, 충북은 ‘이효석 문화관 탐방’, 전북은 ‘3대 간 갈등과 화해를 주제로 가족극 공연’ 등이다. 김 부총리는 “교육부는 다양한 인문학 진흥 사업을 통해 양질의 연구 성과를 도출하는 것뿐 아니라 그 결과물을 국민과 공유할 수 있도록 인문학의 사회적 확산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교육부 장관#인문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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