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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상산고 지정 취소’ 전북교육감, 만족도 만점학교 만들어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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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상산고 지정 취소’ 전북교육감, 만족도 만점학교 만들어봤나

동아일보입력 2019-06-21 00:00수정 2019-06-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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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교육청이 어제 전주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 지정을 취소하고 그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상산고가 이번 재지정 평가에서 79.61점을 받아 0.39점 차로 기준점수(80점)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음 달 청문 절차를 거쳐 교육부 장관이 동의하면 상산고는 일반고로 전환된다. 상산고는 즉각 행정소송 및 사법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라 학교 현장의 혼란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는 자사고는 모두 24곳이다. 유독 전북도교육청만 재지정 기준점수를 교육부 권고안(70점)보다 높은 80점으로 해 사실상 폐지를 위한 수순 밟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수학의 정석’ 저자 홍성대 이사장이 1981년 사재를 털어 설립한 상산고는 그동안 학생들이 선호하는 전국적인 명문고로 성장했다. 이번 평가에서도 학생, 학부모, 교원의 학교만족도 등 15개 지표에서 만점을 받아 80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다른 시도 자사고라면 재지정이 되고도 남을 점수를 받고도 폐지 위기에 처했으니 공정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의 결정을 결코 수용해서는 안 된다. 상산고는 평준화 교육을 보완하려는 김대중 정부 정책에 호응해 2002년 자사고로 전환됐고, 도 단위가 아닌 전국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학교이다. 만약 자사고 취소에 동의한다면 교육정책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다. 학교를 비롯해 학생, 학부모도 독단적인 평가에 반발하고 있고, 법적 다툼 등 소모적 갈등만 이어질 뿐이다. 교육자치 운운하며 뒷짐 질 상황이 아니다.

이번 기회에 자사고 폐지라는 억지스러운 공약도 폐기해야 한다. 자사고를 폐지한다고 입시경쟁이 사라지고, 고교 서열화가 없어지지 않는다. 애초부터 이념에 치우친 현실 진단에서 비롯된 공약이다. 정당한 법적 절차에 따라 세운 학교를 학생선발권을 빼앗거나 평가 잣대를 바꾸는 등 불이익을 줘서 문을 닫게 하겠다는 발상 자체도 초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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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사회에 대응할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 마당에 수월성·다양성 교육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인적자원으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어제 자사고 지정 취소를 발표할때 전북도교육감은 외부 특강을 간다며 자리를 비웠다. 아까운 학교를 잃게 됐다며 상복시위를 벌인 학부모들을 외면한 그는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를 한 곳이라도 만들어봤나.
#상산고 지정 취소#자사고#자사고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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