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현의 힐링 미술관]다시 만나는 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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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손질을 하는 젊은 여인 (YoungWoman Arranging Her Hair) 존 화이트 알렉산더
머리 손질을 하는 젊은 여인 (YoungWoman Arranging Her Hair) 존 화이트 알렉산더
한 여인이 거울을 보며 자신의 아름다운 갈색 머리칼을 정돈하고 있습니다. 여인은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 집중하고, 주변의 다른 어떤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화가 존 화이트 알렉산더는 희미한 빛을 배경으로 길게 몸을 늘인 여인을 주제로 한 초상화를 즐겨 그렸는데, 대개는 실내에서 머리를 매만지거나 휴식을 취하는 등 일상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작품 속 여인의 자세나 표정, 분위기는 매우 세련되고 감각적입니다.

하지만 이 여인과 달리 거울 속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사람도 더러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자존감이 낮고 위축된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른 이들의 시선이나 언어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게 되고 이것이 반복되다 보면 자기 자신이 싫어지고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싫어하게 되기도 하지요.

거울 속 자신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면 다른 누군가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가 더욱 힘듭니다.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줄 아는 것과 나 자신을 타인의 시선에 투영해서 바라보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고 타인과 비교하기 시작하면 끊임없이 불만거리가 생겨나기 때문이지요.

당당함은 자기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부끄럽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차근차근 개선하세요. 그것이 운동이든, 공부든, 자신에게 투자하는 시간을 늘려가 보세요. 여기서 핵심은 타인과의 비교를 멈추고 나를 돌보는 시간을 낸다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하고 상냥해지세요. 우리 자신을 돌보는 것을 우선시하지 않으면 그렇게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나’는 언젠가는 문제를 일으키기 마련입니다. 자신이 부끄럽고 못나게 여겨진다면 그 생각의 스위치를 잠시 끄고 사소한 것부터 하나씩 행동에 옮기는 것이 좋습니다. 조금씩 자신의 모습이 사랑스러워 보인다면 여러분은 다시 거울 앞에 설 준비가 된 것입니다.

여러분의 모습을 다시 점검해 보세요. 운동하는 나, 공부하는 나, 싫은 소리를 들은 후에 자신을 다독이는 나, 생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의욕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나의 모습, 그동안 마음에 들지 않던 나를 변화시키려 노력하고 응원해주는 나의 모습을 말입니다. 이 노력만으로도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하루를 채우는 모든 행동은 거울 속 나를 위한 것입니다. 이제 우울함과 부끄러움은 잠시 접어두고 오래 외로워했던 나 자신에게 당당하게 미소를 지어 보세요. 이제껏 본 적 없던 따뜻한 눈길이 돌아올 것입니다. <끝>

김선현 차의과학대 미술치료대학원 교수
#머리 손질을 하는 젊은 여인#존 화이트 알렉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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