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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줌인]연예사업도 이젠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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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줌인]연예사업도 이젠 '경제'

입력 2001-05-16 18:53수정 2009-09-2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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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일요일 오전.

늦은 아침을 먹고 출근 준비를 하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한 가요계 매니저의 다급한 목소리였다.

불과 1시간 뒤 ‘H.O.T.’의 멤버 셋이 이전 소속사와 결별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한다는 전갈이었다. 올해 초부터 재계약 문제로 SM엔터테인먼트와 갈등을 빚었던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이 예전미디어로 옮기기로 했다는 것이다.

“결국 ‘H.O.T.’가 해체되나?” “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등을 머리에 떠올리고 있는데 누군가가 “로커스 홀딩스 줏가 뛰겠네”라고 말했다. 로커스 홀딩스는 예전미디어의 지주 회사로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

그 말대로 로커스 홀딩스의 줏가는 다음날 700원이 올랐고 SM 엔터테인먼트의 줏가는 내려갔다. ‘H.O.T.’ 멤버의 신상 변화가 곧장 주식시장에 반영된 것이다.

그동안 ‘H.O.T.’를 둘러싼 보도는 ‘경제 기사’이기도 했다. 해체설의 ‘해’자만 나와도 SM의 주가가 요동하는 바람에 ‘H.O.T.’의 기획자이자, SM의 대주주인 가수 이수만은 공시를 통해 해명하느라 진땀깨나 뺐다. 그는 “멤버들과 재계약 협상을 하는 동안 작은 소문 하나에도 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며 “스타들의 움직임 자체가 ‘돈’으로 직결된다”고 말했다.

엔터테인먼트회사 주식은 다른 업종에 비해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 가능성이 높다. 연예인의 등급 등 투자 가치는 10대들에게 물어보면 금세 알 수 있고 방송에서는 거의 매일 그들에 대한 정보가 나온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방송의 연예 뉴스는 흥미 위주여서 투자 정보로서의 가치가 낮다. ‘H.O.T.’의 경우도 재계약을 둘러싸고 실랑이를 벌이는 게 비즈니스의 관례인데도 소문이 앞섰다. 더구나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계약 관계나 음반 판매량 등 투자의 기초적인 정보마저 제대로 공개 또는 집계되지 않는다.

엔테테인먼트 업계가 명실상부하게 ‘문화산업’이란 소리를 들으려면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정확한 통계를 공개하고 투명한 경영부터 해야 할 것이다.

<허엽 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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