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감독 “엑시트 이후 가족들의 대우 달라져”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4일 14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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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04년도에 단편으로 온 적은 있다. 그때의 기분과는 사뭇 다르다. 그때 뭔가 데뷔를 해서 장편으로 오고 싶다는 다짐을 했었다. 스스로 약속을 지킨 것 같아 좋다.”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엑시트’의 오픈토크에서 연출을 맡은 이상근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 감독은 자신의 장편 데뷔작 ‘엑시트’로 940만 여명을 극장으로 들이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행사에는 이상근 감독과 함께 배우 조정석, 임윤아가 참석했다.

조정석은 “4년 만에 온다. 부산은 올 때마다 재밌었다. 이번에는 특별히 ‘엑시트’로 초청을 받아서 왔다. 좋은 결과를 가지고 찾아 뵙게 돼 어느 때보다 기분 좋게 왔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임윤아는 “부산 영화제는 2년 전에 개막식 사회를 봤다. 어제 노란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개나리 같았나 (웃음) 부산은 맛있는 것이 많아 술도 많이 마시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참석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조정석은 “감독님이 되게 좋아하시더라. 다른 영화제도 많이 가실거다”라고 화답했다.

‘엑시트’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과 대학 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가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탈출하는 과정을 그린 코믹 재난 액션 영화다. 신선한 설정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올 여름 텐트폴 영화 중 승기를 잡은 작품이다.

조정석은 “영화를 재밌게 봤다는 말씀을 들을 때 제일 기분이 좋다. 4년 만에 부산영화제에 와서 많은 관객분들 만나 뵙고, 동료 선후배분들을 오랜만에 보게 된다. 만나는 분들마다 축하한다는 말씀 해주실 때 기분이 좋더라”라고 영화의 흥행을 뿌듯해했다.

이상근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가족들의 대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가족들은 여전히 못 믿는 눈치다. 집에서 잠만 자던 애가 조정석, 임윤아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네가 왜 거기있냐’라고 말했다. 명절에 친척분들이 많이 오셔서 저랑 사진찍어가고 그랬다”라고 멋쩍어했다.

그러자 임윤아는 “저는 가족들이 저의 실제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짜증내는 게 영락없는 실제 너라고 말하더라”라고 말해 웃겼다.

‘엑시트’는 사회의 변화를 이끌기도 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화재 등 비상상황에 옥상을 대피 장소로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아파트나 고층건물 옥상 출입문에 자동 개폐 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사회에 문제 의식을 갖고 영화를 찍은 건 아니다. 국민들에게 안전에 관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려 좋았다”라고 말했다. 조정석은 “안전에 민감해진 건 사실이다”라고 덧붙였다.

서로 간의 ‘케미’를 묻는 질문에 조정석은 “윤아가 연기를 너무 잘해 놀랄 때도 많았지만, 같이 뛸 때는 한마리의 임팔라 마냥 너무 잘 뛰더라. 장애물 넘는 것도 너무 잘 넘더라. 운동신경이 정말 좋더라. 아무래도 춤을 잘 춰서 기본기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는 제가 맞춰주려고 했는데… 정말 빠르더라”라고 추어올렸다.

이에 임윤아는 “믿음이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그런 게 있었기 때문에 같이 뛰고 할 수 있었다. 의지를 많이 하게 됐다. 그런 의지도 굉장히 큰 힘이 될 수 있었던 요인이었던 것 같다”라고 화답했다.

영화 속 OST에는 ‘깊숙이 잠제돼 있는 무한한 능력들’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잠제된 자신만의 능력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조정석은 “저는 ‘용남’과 비슷하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그런 스타일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임윤아는 “저는 용남 같은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의주처럼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빨리 찾아낸다”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엑시트 2’편이 나올까. 이 감독은 이에 대해 “프리 프로덕션 당시 부산에 대한 얘기가 나왔었다. 부산에 독특한 지형이 많다. 후속편에 대한 얘기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진 않았다. 만약 후속편이 나온다면 지형 지물 활용은 1편에서 많이 보여드렸으니, 2편에서는 다른 방식의 새로운 접근법으로 생존을 표현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한편,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축제의 중심 무대인 영화의전당을 비롯해 롯데시네마센텀시티, CGV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동서대 소향씨어터, 롯데시네마 대영 등 6개 극장 40여 개 스크린에서 운영된다. 영화제는 12일 저녁 폐막작 ‘윤희에게’(감독 임대형) 상영으로 막을 내린다.

【부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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