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두 얼굴의 한반도 외교]中언론 ‘北감싸기 - 南비판’은 계속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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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또 군사훈련… 벼랑서 축구하는 격”

북한 문제와 관련한 중국 언론의 도를 넘은 한국 비판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도발이 이어질 때마다 교묘한 논리로 북한을 비호하더니 이제는 북한의 군사적 망동에 대비하는 한국군의 훈련을 “긴장을 조성하는 도발적 행위”라며 억지를 부리고 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그동안 격렬하게 불만을 나타냈던 중국 정부는 23일 비판의 강도는 다소 낮췄지만 여전히 한국 정부에 비판적 자세를 유지했다.

○ 중국, 한국군 훈련 원색 비난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국제판 자매지 환추(環球)시보는 23일 ‘벼랑을 축구장으로 여기지 말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20일 한국의 실탄훈련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대응하지 않아 그나마 안정을 찾으려는데 다시 대규모 훈련을 실시해 마치 벼랑에서 축구를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이번 합동훈련은 평화 시 육지에서 벌이는 훈련으로는 최대 규모로 38선에서 불과 30km 떨어진 곳에서 진행된다”며 “한국은 현재 마치 애국주의에 취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러위청(樂玉成) 외교부 정책기획국장은 환추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등을 위해 6자회담 수석대표 간 긴급 협의를 제의한 데 대해 일부에서 ‘외교적 쇼’라고 폄하하지만 한국의 군사훈련 쇼보다 훨씬 낫다”며 원색적으로 훈련을 비난했다.

○ 도를 넘어서는 북한 감싸기

환추시보는 23일자 사설에서 “한국은 최근 (연평도 포격 등으로) 혼자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휴전선에서 선전방송을 하고 연이어 미국과 훈련을 벌이는 것은 북한을 분개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미중일 대국 사이에 끼여 강경태도를 숭배하게 되었다”며 “중국이 한국 편을 들어 북한을 압박하라는 비이성적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추이톈카이(崔天凱)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0일 한국군의 연평도 사격훈련에 대해 “누구도 갈등과 전쟁을 부추길 권리가 없다”고 밝혀 한국의 군사훈련만 문제 삼았다. 환추시보도 20일 “남한의 연평도 실탄훈련에 북한이 반격하지 않는 등 절제를 보여줘 이미지도 바뀌었다”고 찬양하며 “한국은 자신이 도발자의 지위에 오르게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라고 비꼬았다.

○ 한미 동맹 약화도 노려

신화(新華)통신은 22일 “미국이 한국군의 연평도 실탄훈련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라며 사실상 양국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이 통신은 “미국이 한국과 군사 외교 관계를 강화하며 한국을 위하는 듯한 각종 명분을 내세우지만 결국은 자국 이익을 관철하려는 숨은 의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은 2008년 이후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등 미국을 추종함으로써 손해도 보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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