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호·이정도·신지연·주영훈…끝까지 靑 남을 ‘文지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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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27일 0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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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전 국정기획상황실장, 유송화 전 춘추관장 등 문재인 대통령 임기 중 대통령의 곁을 끝까지 지킬 것으로 예상됐던 참모들이 4·15총선 출마로 속속 청와대를 떠나면서 올해 집권 4년차에 접어드는 문 대통령이 어떤 참모들과 임기를 마무리할지 주목된다. 일명 ‘순장조’ 멤버들로, 한편에선 이들을 ‘문(文)지기’로 칭하기도 한다. 문 대통령의 성(姓)과 문(門)지기를 본뜬 말이다. 4·15총선 후, 문 대통령이 수석급 이상을 포함한 청와대 인사를 대폭 단행할 것으로 보여 누가 ‘문지기’로 남을지는 이때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7일 현재 ‘문지기’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은 신동호 연설비서관과 이정도 총무비서관, 신지연 제1부속비서관과 주영훈 경호처장,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등이다. 2017년 5월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임명된 비서관급 이상 참모진 중 지금까지 청와대에 머무르고 있는 이들이다. 행정관급으로는 한정우 부대변인, 김재준 제1부속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이 꼽힌다.

시인 출신인 신동호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당 대표, 대선캠프를 거쳐오는 동안 메시지를 담당해왔던 인물이다. 한때는 문 대통령의 ‘빨간펜’ 표기가 가득한 메시지 수정본이 내려와 일을 관둘 생각도 했으나, 문 대통령이 신 비서관을 믿고 다독였고 최근에는 연설문 수정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연설비서관 자리가 그만큼 문 대통령과 전(全) 분야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야 하는 자리라는 뜻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새로운 비서관이 인선될 경우 문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적잖이 필요한 만큼 신 비서관의 ‘5년 완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청와대의 ‘곳간지기’ 이정도 비서관은 취임 초 생활 경비에 대한 문의를 하는 문 대통령에게 “전세를 들어왔다고 생각하시라”는 발언을 한 인물로 유명하다. 당시 문 대통령이 연초 취임이 아닌 5월에 취임했다는 이유로 문 대통령의 연차 일수를 21일에서 14일로 7일을 줄이기도 했다. 본래 총무비서관 자리는 청와대 인사와 재정을 총괄하는 막후실세로 알려져 ‘대통령의 최측근’이 맡아왔으나, 문 대통령은 자신과 연고가 없는 예산정책 전문 행정공무원(기획재정부 출신)인 이 비서관을 발탁해 일을 맡겼다.

이 비서관은 철저히 시스템과 원칙에 따라 총무비서관실을 운영했고, 이에 일각에서 ‘융통성이 없다’는 불만 아닌 불만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불만은 청와대 업무추진비 지출 내역을 문제삼는 자유한국당에 이 비서관이 감사원의 판정승을 거두면서 쏙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이 비서관은 문 대통령이 종종 경내 산책을 할 때 자주 동행하는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정권의 도덕성에 세간의 초점이 맞춰지는 만큼 안정성을 위해 후임자 찾기가 어려운 자리로 꼽힌다.

문 대통령을 최근접 보좌하는 신지연 비서관은 탁월한 업무능력으로 문 대통령 내외의 인정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언론비서관으로 청와대에 입성한 후,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담당하는 제2부속비서관, 다시 문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인사 중 한 명인 제1부속비서관으로 임명돼 지근거리에서 문 대통령을 수행하고 있다. 미국 뉴욕주 변호사 출신인 신 비서관은 지난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연설 및 패션 등에서 이미지 메이킹을 조언한 것으로 유명하다.

문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필하는 또 다른 인사인 주영훈 경호처장은 앞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노 전 대통령까지 5명의 대통령을 경호했다.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봉하마을로 내려가 경호를 책임졌고 노 전 대통령 서거 후에도 봉하마을에 남아 권양숙 여사의 비서실장 역할을 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일인 2017년 5월 10일 주 처장을 두고 “친근한 경호·열린 경호·낮은 경호를 목표로 경호실이 거듭나도록 할 적임자”라고 칭하며, 그의 임명을 직접 발표할 정도로 주 처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신임은 각별하다.

이외 문 대통령 대선캠프 시절 공보기획팀장을 지낸 동아일보 기자 출신 조용우 비서관이 문 대통령 취임 초부터 지금까지 국정기록비서관으로 역할하고 있다. 조 비서관은 언론인 출신이자, 공보업무 담당 이력으로 유 전 관장 뒤를 잇는 후임 춘추관장으로 거론된다. 행정관급 중에서는 한정우 부대변인과 김재준 선임행정관 등이 대표적인 ‘문지기 인사들’로 언급된다. 대선캠프에서 문 대통령을 묵묵히 보좌한 인물로도 꼽히는 두 사람은 언론인들에게도 신망이 높다. 한 부대변인은 청와대 4기 대변인 후보로도 언급된다.

문 대통령은 4월 총선 직후 총선 과정에서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탈락한 여야인사들을 추려 수석급 이상을 포함한 청와대 개편을 단행, 집권 말 ‘청와대 안정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등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국무위원들에 대한 활용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유 부총리와 김 장관의 경우, 청와대 차기 비서실장설이 나온다. 현 노영민 실장은 지난해 1월 8일 임명돼 올해 1월 취임 1년을 맞았다. 정치권에서 노 실장은 다가오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지사, 박영선 장관은 서울시장을 바라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 대통령이 ‘복심’을 불러들일 가능성도 있다. ‘일생의 동지’인 노 전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역할한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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