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처럼… 충칭 ‘백범의 계단’서 만세삼창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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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흔적 순례 ‘한중 우호 카라반’
100명 청년들 옛사진 한장 들고 광저우 임정청사 동산백원 찾아가
“일제 피폭 우려딛고 보존상태 양호”… 15일 항저우 떠나 상하이서 마무리

한중우호카라반 대표단원과 외교부 관계자 등이 9일 오후 중국 충칭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 건물 계단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1945년 당시 임정요인들이 환국 기념사진을 촬영했던 곳이다. 충칭=외교부공동취재단
한중우호카라반 대표단원과 외교부 관계자 등이 9일 오후 중국 충칭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 건물 계단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1945년 당시 임정요인들이 환국 기념사진을 촬영했던 곳이다. 충칭=외교부공동취재단
“일제 피폭으로 없어진 줄 알았습니다. 대만중앙연구원 역사언어연구소가 보내준 1920년대 동산백원 입구 사진을 보고 ‘여기가 바로 1938년 7월부터 9월까지 사용했던 동산백원, 우리 임시정부 청사구나’라고….”

12일 오후, 중국 광저우(廣州) 시내의 한식당. 재중사학자 강정애 씨(61)가 오랜 노력 끝에 광저우 임시정부 청사로 사용됐던 건물이 현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던 그 감격의 순간을 들려줬다. 마주 앉아있던 청년 100명의 눈이 빛났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려 ‘한중 우호 카라반’(외교부 주최) 소속 100명의 청년들은 중국 내 임시정부의 흔적을 순례하고 있다. 9일 충칭(重慶) 임정 청사를 지나 14일 항저우(杭州)에 도달하는 임정의 활동을 역순으로 답사하는 일정이다.

27년의 활동 역사만큼 각 지역 임정 청사의 보존 상태는 다양했다. 대표단은 12일 오전, 1926년 당시 사진 한 장을 들고 광저우 동산백원 위치를 찾아 헤맸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섭씨 32도의 찜통더위 속에 임정의 흔적을 더듬어 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동산백원은 현재 중국인들의 다세대 살림집으로 쓰이고 있었다.

9일 중국 충칭에 처음 도착한 대표단은 임정이 1940∼1945년 광복 직전까지 독립운동의 꽃을 피웠던 마지막 활동지 충칭 임정 청사를 방문했다. 대표단은 청사 내 ‘충칭의 계단(백범의 계단)’에서 1945년 백범 김구 선생 등 임정 요인들이 환국 기념사진을 촬영했듯 같은 모습으로 애국가를 제창하고 만세삼창을 했다. 10일 오전에는 충칭에 있는 광복군 총사령부 전시관도 둘러봤다.

방문하는 도시마다 한중 간의 우호도 다지고 있다. 13일 창사(長沙)에서는 한국과 북한, 중국 세 곳에서 훈장을 받은 유일한 독립운동가 유자명 선생(1894∼1985)을 기리는 유자명 기념관 앞에서 한중 우의 식수식을 거행했다. 한중 우호 카라반 대표단은 15일 항저우를 떠나 상하이(上海)에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17일 서울로 돌아온다.

충칭·광저우·창사=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외교부 공동취재단
#한중 우호 카라반#백범의 계단#임시정부 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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