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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고향에선]강진군 ‘머무르는 관광지’로 대변신… 올해 관광객 300만명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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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고향에선]강진군 ‘머무르는 관광지’로 대변신… 올해 관광객 300만명 찾는다

정승호 기자 입력 2019-06-17 03:00수정 2019-06-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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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올해의 관광 도시’인 전남 강진군 강진읍 사의재 마당에서 펼쳐진 ‘조만간 프로젝트’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이 배우들과 어우러져 춤을 추고 있다. 강진군 제공
15일 전남 강진군 강진읍 사의재(四宜齋) 저잣거리. 다산 정약용의 역을 맡은 배우가 술을 마시며 신세 한탄을 하자 객석에서 탄식이 터졌다. 하얀 두건을 쓴 주모가 다산을 질책하자 ‘잘 한다’라는 추임새를 넣으며 흥을 돋웠다. 창작 마당극 ‘탱큐 주모’가 끝나자 관객 100여 명과 배우 20여 명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며 신명나는 한마당을 펼쳤다.

주말(오전 10시∼오후 5시)마다 사의재 저잣거리는 흥이 넘친다. 올 3월부터 시작한 ‘조만간(조선을 만나는 시간) 프로젝트’ 때문이다. 저잣거리 입구인 청조루를 지나면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다. 갓을 쓴 선생이 춤바람 난 처녀와 여행자에게 소리를 가르치고 약봉지가 주렁주렁 매달린 한약방에선 의관이 손님을 기다린다. 골목에선 ‘천주학쟁이’ 다산을 잡으려 포졸들이 활보한다. “아따, 통행료 내고 가야제”라며 옷소매를 붙잡는 건달 형제도 어슬렁거린다. 조선시대를 재현한 문화관광 프로젝트 ‘조만간’이 바꿔 놓은 강진의 주말 풍경이다.

○ 시간을 거스르는 여행 ‘조만간 프로젝트’

사의재는 다산이 4년간 거주한 공간으로, ‘생각·용모·언어·행동 네 가지를 올바르게 하는 이가 거처하는 집’이라는 뜻이다. 정약용은 1801년 신유박해 때 강진으로 유배됐다. 이때 ‘동문매반가’ 주막의 주모가 안쓰럽게 여겨 방을 한 칸 내줬는데 그 집이 사의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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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사의재를 복원한 강진군은 지난해 12월 80억 원을 들여 주변에 저잣거리를 만들었다. 한옥 건물 곳곳을 체험 공간과 청자 전시장으로 꾸미고 전통 한과와 도장(圖章) 공방도 개설했다.

조만간 프로젝트는 강진군민이 만들어 가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배우 30여 명은 주중에는 생업에 종사하고 주말에 모여 공연을 펼친다. 고교생부터 76세 노인까지 세대를 아우른다. 강진에 시집온 일본 여성 2명도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뽑힌 이들은 ‘조만간아카데미’에서 연극과 안무를 배웠다. 강진 문화 해설과 관광지 안내를 위한 교육도 받아 강진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강진군 관광과 강승원 주무관은 “조만간 프로젝트는 역사 인물과 문화관광을 접목한 강진의 대표 관광 상품”이라며 “레퍼토리가 다양하고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주말마다 5만 명 이상이 몰린다”고 말했다.

강진군은 올해 안에 출연 배우들이 참여하는 ‘조만간 극단’을 설립할 예정이다. 다산 외에 순수 서정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영랑 김윤식(1903∼1950)과 1656년부터 7년간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한 네덜란드인 헨드릭 하멜 등 시대와 인물을 조명하는 공연을 지역문화 대표 브랜드로 만들 계획이다.

○ 올해 관광객 300만 명 목표

강진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2017∼2019년 올해의 관광도시’다. 인구 감소로 고장이 사라지는 ‘지방 소멸’ 시대에 대비해 군 단위로는 최초로 ‘강진 방문의 해’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게 ‘올해의 관광도시’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스쳐 지나가는 관광지’에서 ‘머무르는 관광지’로 변신을 꾀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다. 전남 관광객이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인데도 불구하고 강진군은 5월 말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만 명 이상 증가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음식점 24곳을 조사한 결과 매출이 7.5% 늘어나는 등 지역경제도 덩달아 살아나고 있다.

강진군은 역사와 인물을 재현하는 행사를 비롯해 영랑생가∼세계모란공원∼구암정∼양무정∼사의재를 잇는 감성 트레일 코스와 봄·가을 여행주간 행사, 시티투어 등을 선보여 올해 관광객 300만 명이 찾는 고장으로 만들 계획이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은거문화를 보여주는 백운동원림(園林)이 최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5호로 지정되는 경사도 맞았다. 조선 중기 처사 이담로(1627∼1701)가 월출산 남쪽 자락에 조성한 백운동원림은 대나무 동백 단풍나무가 우거진 자연 속에 약간의 인공적 조형을 더한 별서(別墅) 정원이다. 계곡물을 안뜰로 끌어들인 아홉 굽이 물길과 작은 연못, 모란 국화 영산홍을 심은 꽃 계단이 남아 있다.

이로써 강진은 국가 명승과 사적 3곳을 보유한 ‘역사여행 1번지’로 자리매김했다. 강진의 사적지는 고려청자요지(제68호), 정약용 유적지(제107호), 전라병영성(제397호) 등이다.


▼이승옥 강진군수 인터뷰 “역사문화관광 통해 강진을 관광명소로 만들 것”▼

“강진은 자연과 역사문화 자원이 어우러진 곳입니다. 올해의 관광도시 사업으로 강진은 더욱 매력적인 관광명소가 될 것입니다.”

이승옥 전남 강진군수(63·사진)는 16일 “강진의 역사와 인물을 재현하는 ‘조만간 프로젝트’로 머물다 가는 관광도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올해의 관광도시 3년 프로젝트가 끝나더라도 다양한 역사문화관광 프로그램으로 강진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어떻게 역사 기행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됐나.

“과거의 낙향지, 유배지도 근사한 관광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산초당, 백련사, 고려청자박물관, 마량놀토수산시장, 가우도, 강진만 생태공원, 세계모란공원, 백운동 원림, 전라병영성, 사의재 저잣거리 등 역사와 문화를 살린 명소를 연결하고 여기에 ‘예술’이라는 옷을 입히면 성공할 것으로 판단했다.”

―체류형 관광도시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이유는….

“강진은 볼거리가 많지만 한나절 정도 둘러보고 가는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숙박시설이 많지 않고 공연 등 즐길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스쳐가는 관광지라는 이미지가 있었다. 그래서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경향인 ‘뉴트로(New-tro)’를 반영한 조만간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관광 인프라 확충 계획은….

“지난해 11월 개장한 다산베아체골프장 내 52실 규모의 콘도형 리조트가 올해 안에 준공될 예정이다. 지난해 68만 명이 다녀간 가우도에 모노레일을 신설하고 야간 경관시설도 갖춘다. 1131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강진만 생태공원을 생태 클러스터로 조성하고 인근에 지방 정원을 만들 계획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남 강진#조만간 프로젝트#올해의 관광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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