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김소영, 솔직한 심경 고백 “배 나올때까지 숨기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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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25일 10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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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소영 인스타그램
사진=김소영 인스타그램
결혼 2년 만에 임신 소식을 전한 M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소영(32)이 심경을 밝혔다.

김소영은 24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처음 임신을 확인했을 때 자연스레 입가에 웃음은 피어났지만, 한편으론 어딘가 내 안의 기세가 뚝 끊어지는 느낌이었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김소영은 “결혼과 임신, 출산은 행복이라는 확신에 가득찬 말들에 비해 현대 사회에서 여성이 느껴야 할 부담에 대해서는, 모두가 적당히 모른척 한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며 “그런데 석 달 동안 아이를 품어보니, 알면서 모르는 척 했던 게 아니라 여전히 잘 알지 못했던거구나 싶다. 이렇게 숨 쉬는 것 조차 어려운지, (그 뒤 출산과 육아에 비하면) ‘고작’ 초기 입덧에 정신을 못 차리고 앓아 누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다.

김소영은 “처음에는 버티기로 했다. 배가 눈에 띄게 나올 때까지는 숨겨야겠다. 내가 아프고, 몸을 사리면 ​직원들도, 서점도, 방송도, 옆에 있는 남편도 영향을 받을 테니까. 무엇보다 내가 시작한 일에 대한 애착과 욕심, 성공시키고 싶다는 꿈이 망가질 수도 있으니까”라고 밝혔다.

이어 “아무렇지 않게 산다는 건 참 힘들었다”며 “그제야 예전에 무심코 들었던 이야기들이 실감이 갔지만 여전히, 생명의 탄생을 기뻐하기보다 주변에 폐가 될까 전전긍긍하고 남들이 모르게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 그래야 일에 피해가 가지 않는다는 생각에 몰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몸보다 정신의 아픔이 문제가 됐다. 나라는 사람이 급속도로 쪼그라드는 느낌.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을 잊고 사업을 확장한 것, 현재도 계속 일을 해야하는 여성이라는 것, 이게 시작이라는 것이 모두 두려워졌다”며 “무엇보다 괴로울 때는 나의 일하는 속도가 느려진게 확연히 느껴질 때. 갑자기 구형 컴퓨터가 된 듯한 느낌에 밀려오는 답답함. 지금 이 상황에서 ‘일 하는 속도’를 재고 있는 것에 대한 한심함”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와 같은 여성들이 얼마나 많을까? 임신을 축복으로 여기지 못하는, 일하는 여성. 임신을 대비해 다가온 기회를 애써 포기하는 여성. 출산, 육아의 최소한을 배려받을 수 있는 직장을 고르느라 다른 것은 따져보지도 못한 여성. 나중에는 자신이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는 사실도 잊은 채, 생활에 치여 먼 훗날 아쉬움과 회한을 남기는 여성”이라고 말했다.

김소영은 “그래서, 이 문제를 잘 컨트롤해야겠다고 느꼈다. 내가 이를 악물고 지내면, 나중에 나도 모르게 우리 직원에게도 그러기를 기대할 지 모른다. 그래서 숨기지 말고 공개해야 겠다”며 “느려진 몸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하고싶은 일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보여줘야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앞으로 얼마나 신기한 일들이 벌어질까. 이제야 아이가 크고 있는 것이 실감이 가고, 조금은, 얼른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며 “앞일을 모두 예단할 수 없지만, 잘 해보자!”고 덧붙였다.

한편 김소영은 지난 2017년 MBC 아나운서 선배였던 방송인 오상진과 결혼했다. 김소영은 지난 2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게재한 영상을 통해 임신 소식을 알렸다.

김소영은 현재 방송 활동과 함께 서점을 운영 중이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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