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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괌·하와이 전략자산도 없애는 게 비핵화”라는 황당한 北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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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괌·하와이 전략자산도 없애는 게 비핵화”라는 황당한 北 주장

동아일보입력 2019-03-23 00:00수정 2019-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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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미군 전략폭격기 같은 전략자산의 한국 전개 금지는 물론이고 괌과 하와이에 있는 전략자산의 철수까지 요구했다고 앤드루 김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밝혔다. 북한이 그동안 말해온 ‘조선반도 비핵화’는 한국에 대한 미국 핵우산의 완전 제거를 겨냥한 것이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자신들이 해야 할 비핵화에 대해서는 명확한 개념 정의조차 거부했다고 한다.

북한이 내세운 비핵화가 ‘조건부 비핵화’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그 조건이란 게 이렇게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북한이 지난해 3월 처음 밝힌 비핵화 의사라는 것도 ‘대북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이란 전제였고,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의 비핵화 합의라는 것도 ‘(북한) 핵무기와 (미국) 핵위협 없는 한반도’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북한이 주장하는 비핵화는 미군 전략자산의 한국 배치나 전개 중단에 그치지 않고 미국 영토의 전략자산마저 없애라는 것이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북한이 내건 조건은 협상 타결 가능성 자체를 제로로 만드는 허황된 요구일 뿐이다. 괌과 하와이는 아시아태평양 미군 전력의 핵심 근거지로서 그곳의 전략자산을 철수하라는 것은 아예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을 통째로 포기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요구는 북한의 뒷배를 자처하며 동아시아 패권을 장악하려는 중국의 전략적 이해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식으로 북한은 주한미군, 나아가 주일미군의 철수까지 들고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도 이처럼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내놓고 정작 북한 스스로는 국제적 의무 사항인 핵 폐기에 대해 논의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때부터 이런 요구를 해 왔다지만 미국도 한국도 이를 표면화하지 않았다. 북한 스스로 얼토당토않은 요구임을 깨달을 것이라는 기대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허상이었음이 하노이 결렬에서 확인됐다. 북한이 가당찮은 요구를 들이대며 핵 폐기를 거부하는 한 비핵화 협상은 진전이 불가능하다. 결국 북한이 그 대가로 직면하게 될 고립과 궁핍의 냉혹한 현실에 백기 들고 진정한 비핵화를 결심할 때까지 굳건한 국제 공조를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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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회담#한반도 비핵화#미국 핵우산#전략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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