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일 “국내학술지, 논문조언-비평 없어 세계적 수준 되려면 ‘서비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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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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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일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協 초대 회장

진정일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초대 회장은 “국내 학술지가 매력적으로 변하면 국내외 우수 연구자들이 논문을 발표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공
진정일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초대 회장은 “국내 학술지가 매력적으로 변하면 국내외 우수 연구자들이 논문을 발표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공
“국내 학술지에 투고하는 연구자들은 접수 단계부터 불편함을 느낍니다. 접수는 제대로 된 건지, 논문 심사는 언제 하게 되는지 등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곳이 드물어요. 게다가 전문 편집인을 둔 학회도 적고, 심사자의 태도도 불친절한 편입니다. 이러니 저부터라도 해외 학술지에 투고하게 되지요.”

진정일 고려대 명예교수(69)가 21일 공식 발족한 한국과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과편협) 초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진 회장은 23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한국화학회관에서 인터뷰를 갖고 국내 학술지가 세계적 수준이 되려면 ‘친절한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과편협은 국내 과학기술 학술지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학술지 편집인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단체다.

“유명 학술지는 논문 접수 때부터 편집인이 관여합니다. ‘포맷(형식)은 어떻게 해야 한다’ ‘이 부분은 이렇게 쓰는 게 좋겠다’ 같은 다양한 조언을 해줍니다. 심사과정에서는 반론만 제기하는 게 아니라 건설적인 비평도 함께 해줍니다. 편집할 때도 누구든지 읽어보고 싶게끔 만들어 냅니다.”

진 회장은 투고자, 심사위원, 편집인, 발간인에게 국내 학술지가 가져야 할 선진적 태도나 방법을 적극적으로 교육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학술지가 매력적으로 변하면 우수 연구자들의 논문 발표가 자연스럽게 많아질 거라는 기대에서다. 그는 “학술지 품질이 높아지면 중국, 일본을 비롯한 외국인 과학자도 더 많이 투고하려고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학술지의 세계화가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편협은 논문 관련 지식재산권의 중요성도 함께 홍보해 나갈 방침이다. 진 회장은 “연구윤리 문제도 무게 있게 다룰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쯤 선진국의 유사협의체 대표들을 초청해 국제학술대회를 열고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진 회장은 “과편협 출범에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이 도와줬지만 운영은 독립적으로 하게 될 것”이라며 “15개 학술지에서 편집인, 자문위원을 했던 경험을 살리고 여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짧은 시일 내에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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