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철수 목적 평화협정땐 한국에 사형선고”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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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前주한미군사령관 낙관론 경계
클래퍼 “北 2보 전진후 1보 후퇴술”
미국내 “北 핵포기 안할것” 우려

“대화하지 않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할 리 없다.”

북-미 정상회담 준비 작업이 진척되면서 미국 정치권 안팎에서 섣부른 낙관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플로리다)은 27일(현지 시간)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들(북한)은 게임을 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핵무기에 병적으로 집착해 왔고, 결국 핵무기가 그에게 지금의 국제적 위상을 안겨줬다. 이것이 북한의 비핵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제프 플레이크 공화당 상원의원(애리조나)도 이날 NBC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북한의 입장에서 ‘완전한 비핵화’는 그들의 국익과 배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의원들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할 거라는 주장에 회의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완전한 비핵화’에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던 상황보다는 핵동결 등의 결과물이 낫다”며 “(기대 이하의 결과에) 적응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현실적인 인식이라는 주장이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북한은 그들의 전형적인 ‘2보 전진 후에 1보 후퇴’ 행동 양식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적수”라고 평했다. 그는 “인사하고 악수하고 미소 짓는 회담 시도에는 분명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태평양에서의 미군 전략무기 감축을 뜻한다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헤이든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나서기 위한 ‘숙제’를 마쳤다고 보지 않는다”며 “정상회담 결과로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없애는 건 불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불이익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를 버릴 생각이 없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회담에서 요구한다면 모양새가 좋지 않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목적으로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한국을 사형시키자는 문서’에 서명하는 것과 같다”고 경계했다. 그는 “막강한 북한군 병력이 비무장지대 바로 앞에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이 떠난다면 북한은 즉시 군사 공격을 통해 한국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주한미군#북미 정상회담#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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