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성적표]숫자로 본 19대 국회 불명예 기록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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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국회 151일 파행… 법안처리 ‘0’

《 2012년 5월 문을 열자마자 삐걱거렸던 19대 국회는 2015년 “역대 최악의 졸속 국감”(10월 8일 경제정의실천연합 국감 평가 보고서)이라는 오명 속에 마지막 국정감사를 마쳤다. 19대 국회가 남긴 불명예 기록들을 숫자로 짚어 봤다. 》
33일-19대 국회 문 열 때까지 걸린 기간

19대 국회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2012년 5월 30일 업무를 시작해야 했지만 상임위원회 배분을 둘러싼 여야 힘겨루기가 이뤄지면서 공전을 거듭했다. “시작부터 파행”이냐는 비난 여론이 컸지만 여야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19대 국회는 당초 예정보다 33일이나 늦은 7월 2일에야 겨우 문을 열었다. ‘지각 개원’이었다. 원(院) 구성을 둘러싼 격돌은 19대 국회의 반환점을 돈 2014년에도 되풀이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사사건건 대립하던 여야는 후반기 원 구성에 대한 이견 등으로 당초 정해진 2014년 5월 30일보다 한 달가량 늦은 6월 24일 첫 본회의를 열었다.

151일-2014년 국회 파행 기간

19대 회기에서 여야의 극한 대립은 ‘고질병’ 수준이었다. 2014년 여야는 세월호 특별법 등을 이유로 무려 151일 동안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했다. 2014년 5월 2일부터 9월 30일까지 국회가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면서 ‘식물 국회’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91초-2014년 9월 30일 본회의에서 법안 1건 처리 시간

장기간의 파행은 결국 ‘부실 처리’로 이어졌다. 국회는 2014년 9월 30일 열린 본회의에서는 무려 90개 안건을 처리했다. 걸린 시간은 불과 136분. 안건 하나에 평균 91초가 걸렸을 뿐이다. 국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법안 내용을 제대로 파악이나 하고 찬성과 반대를 누르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16분-19대 국회 국정감사의 증인 1인당 평균 소요 시간

국정감사는 국회가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권능이다. 그러나 국정감사는 회기를 거듭할수록 부실해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증인 한 명에게 소요된 시간은 16대 국회에서 27분이었지만 점점 줄어 19대에는 16분에 불과했다. 피감기관이 늘어난 탓도 있지만 “일단 불러 놓고 보자”라며 묻지 마 증인채택을 하는 의원들의 ‘갑(甲)질’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수연 연구원은 “증인 신문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무분별한 증인 채택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증인 신문 이전에 신문 요지서 송부, 서면진술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52곳-2015년 국정감사의 일일 평균 감사기관 수

2015년 국정감사는 역대 최대인 779개의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는 지난해 672개에 비해 16%가량 늘어난 규모다. 그러나 정작 국정감사는 추석 연휴 등을 이유로 보름 남짓한 기간에 진행됐다. 결국 하루 평균 52개, 상임위원회별로 하루 평균 5개의 피감기관을 감사하는 ‘날림 국감’이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총선을 앞둔 여야가 국감보다는 공천 룰 등을 둘러싼 집안싸움에 한눈을 파는 사이 국감은 졸속으로 진행됐다. 매년 국정감사를 모니터링해 온 경제정의실천연합은 매년 선정하던 ‘국정감사 우수 의원’을 올해는 선정하지 않았다. “의원들의 실적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 포기 이유였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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