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내 아이는 특별하니까… ‘유아 럭셔리’의 진화

  • 입력 2009년 10월 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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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식스 포켓 원 마우스(6pocket 1mouth)’에서 ‘에잇 포켓 원 마우스(8pocket 1mouth)’로 바뀌고 있다. 식스 포켓 원 마우스는 할머니 할아버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 등 6명의 주머니(pocket)에서 나온 돈이 아이 1명의 입(mouth)으로 들어간다는 뜻인데, 여기에 최근 여성들의 솔로 지향성이 강화되는 상황을 반영해 고모와 이모까지 추가 된 것이다. 그만큼 아이 키우기에 온갖 정성을 쏟는다는 의미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인지 아동 관련 명품 시장에는 불황이 없다. 경기 침체와 관계없는 부유층이 명품 소비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단순하게 해석하기에는 아동 명품 시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단적인 예로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 고가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STOKE)의 ‘익스플로리’는 169만 원이지만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한국의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한 마리안 스트란드 스토케 글로벌 마케팅 총괄은 “우리는 아기한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 제품을 만든다”며 “한국 엄마들은 아기한테 최고의 것을 주고 싶어 하는 욕심이 큰데 이런 성향이 스토케 철학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굳이 부유층이 아니더라도 아이를 키우는 데 ‘조금 더 좋은 것’ ‘조금 더 비싼 것’을 해 주고 싶은 것은 엄마들의 똑같은 마음일 터. 결국 엄마들은 ‘선택과 집중’을 택할 수밖에 없다. 다른 곳에서 소비를 줄이더라도 아이들에 관한 한 고가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 게다가 출산율 저하로 자녀가 하나뿐인 가정이 늘어나면서 집중을 하기 쉬워졌다는 것. 아동 명품 시장이 불황을 모르는 이유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서울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의 수입 아동복 편집매장인 ‘키즈 스타일’은 올해 들어 9월까지 매출이 작년 대비 269%나 신장했다. ‘아동복의 에르메스’라는 별명을 가진 프랑스 최고급 아동복 브랜드 ‘봉쁘앙(Bonpoint)’의 홍보담당 김가빈 씨(27)는 “2008년 3월 한국에 처음 들어온 뒤 7개월 만에 신세계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며 “경기가 최악의 상황에서도 매출은 계속 증가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아동스포츠 MD팀 박상우 CMD(선임상품기획자)는 “백화점에서는 초고가 프리미엄 상품군에 대한 상품 구색을 강화하고 있으며 고가 유아용품 시장이라는 블루오션을 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글=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디자인=공성태 기자 coon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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