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포르노 캅스를 아십니까

  • 입력 2009년 5월 6일 02시 58분


“엉덩이 노출땐 삭제” “주요 부위 가리면 OK”

외설 검열 화제… 사이트 인기

“이 사진은 좀 애매한데. 위는 다 벗었지만, 중요 부분은 손으로 다 가리고 있잖아.”

“그럼 통과. 그런데 샤워거품을 전신에 바른 이 남자 사진은 어떻게 하지?”

소셜네트워킹사이트 ‘페이스북’의 외설검열관(porn cops) 150명이 매일 아침마다 고민하는 내용이다. 뉴스위크 최신호는 페이스북이 후발 주자임에도 전 세계 사용자 2억 명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끄는 비결로 이들 검열관의 활약을 꼽았다.

자신의 이야기와 사진을 올려놓고, 입력한 정보에 따라 학연·지연까지 찾아주는 소셜네트워킹사이트는 사용자가 증가하는 만큼 ‘부적절한’ 사진도 함께 느는 것이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전체 인력의 약 20%에 이르는 150명을 검열관으로 지정하고 나름의 규칙을 세웠다. ‘엉덩이 전체가 다 노출되면 삭제’ ‘중요 부위를 다 가리고 있으면 노출 범위가 커도 허용’ ‘코카인 등 마약을 흡입하는 장면은 금지’ 등이 바로 그것이다. 새로 게재된 하루 약 43만 건의 사진 중 75건 정도가 ‘부적합’ 판정을 받는다.

이들의 활동은 단순히 외설적 사진을 골라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누리꾼들이 적절치 못하다고 신고한 내용에 대해 확인하고, 청소년 성매매 등 불법적 내용이 게재돼 있을 경우 해당 사용자에게 경고한다. 일종의 온라인 자율방범대 역할도 한다.

경쟁업체인 ‘마이스페이스’와는 달리 실명제를 요구해 가명을 쓰는 사용자들에게 실명을 쓸 것을 유도하고 있다. 실명제는 유명 연예인도 피해갈 수 없어 지난해 12월 인기 여배우인 린지 로한이 몇 차례 경고에도 계속 가명으로 사이트를 운용하자 페이스북 측은 그에게 이용 제한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불만도 있다. 만약 ‘욕을 너무 많이 한다’는 누리꾼의 신고가 들어오면 해당 누리꾼은 ‘멍청이’ 같은 말도 페이스북에 쓸 수 없다. 또 수유하는 사진이 삭제되자 누리꾼 23만 명이 ‘이봐요 페이스북! 수유는 음란하지 않아요’라는 그룹 이름으로 페이스북의 검열 정책에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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