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좋다 레이저! 하지만… 결과는 의사 나름

  • 입력 2009년 3월 30일 02시 58분


고운세상 피부과, 기미 등 색소질환 시술 32만 건 돌파. 특화된 기미치료 노하우로 베버리힐스 진출

“잊을 만하면 다시 생겨 속상해요.”

직장인 김모 씨(30·여)는 거울만 보면 고민에 빠진다. 치료로 모두 없앴다고 생각했던 기미가 번번이 다시 올라오는 것.

기미는 지긋지긋할 정도로 재발률이 높고 치료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피부질환 가운데 하나.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자외선 노출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멜라닌 세포가 왕성하게 활동한 결과 생겨난 것이 기미라는 것. 왕성하게 생성된 멜라닌 세포가 뭉치거나 한 부위에 과도하게 생성된 것이다. 반복적인 스트레스, 습관성 음주, 흡연 등으로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을 때도 기미가 생기거나 이미 생성된 기미가 짙어진다. 임신이나 피임약 장기 복용, 난소질환 등 호르몬 변화에 따라서 기미가 생기기도 한다.

명동 고운세상 김문정 원장은 “햇빛을 많이 보지 않는 직장인들은 자외선보다는 스트레스로 인한 기미가 더 많다”면서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는다고 기미에 방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기미가 생긴 초반에는 미백 연고나 간단한 미백 치료로 없앨 수 있다. 그러나 기미가 짙어지면 치료가 까다로워진다. 치료를 완벽하게 했다고 생각해도 돌아서면 어느새 새로 돋아나는 기미, 기미는 정말 난치병인 걸까?

○ 의사 노하우에 따라 치료 효과가 달라질 수도

피부과에서 기미를 치료하는 방법은 거의 비슷하다. 레이저를 이용해 피부 속에 있는 멜라닌 세포를 파괴하고 표피층에 돋아난 기미를 깎아낸다.

어떤 병원이 기미치료를 잘 하는 병원인지 가려내려면 의사의 노하우를 살펴야 한다. 임상경험이 부족하거나 기미치료에 노하우가 없다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미 치료의 포인트는 개인의 피부 상태와 기미의 진행 정도에 맞춰 레이저 강도와 레이저 분사 방식을 선택하는 것. 레이저 강도가 너무 세거나 레이저를 한 곳에 오래 쏠 경우 피부 속 멜라닌 세포를 자극해 기미가 더 심해지거나 없던 기미도 생길 수 있다. 심할 경우 세포를 아예 파괴시켜 시술 부위가 하얗게 변하는 일부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환자의 연령대와 피부 타입도 기미 치료에 중요한 변수. 나이가 들면 피부의 두께가 얇아지고 건조해진다. 이 때는 기미 치료와 함께 보습치료를 해야 한다. 피부가 촉촉하면 재생력도 좋아지기 때문. 필링시술은 피부를 더욱 건조하고 약하게 만들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레이저 기계도 좋아야 하지만 피부상태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피부과 전문의를 선택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 다양한 치료법으로 기미를 잡아

기미는 부위와 깊이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눈가에 생긴 기미는 치료가 어렵다. 눈가는 피부 두께가 얇고 피지 샘이나 모공이 적어 건조하기 때문이다. 레이저의 파워를 낮춰 꾸준하게 반복 치료하면서 보습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반면 볼에 난 기미는 눈가보다 치료가 쉽다. 모세혈관 확장증과 동반된 기미는 비정상적으로 증식된 혈관을 파괴하고 멜라닌 세포도 제거하는 레이저를 사용한다.

얕은 기미는 필링이나 미백연고를 사용해서 치료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면 깊은 기미는 비타민C를 투입하는 미백치료와 약한 파워로 피부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레이저를 사용한다. 상태에 따라 색소세포 성장을 억제시키는 메조테라피 주사를 함께 놓기도 한다.

김 원장은 “기미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법을 혼합해서 사용해야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진료를 받을 때는 피부 상태, 나이, 직업, 병력, 복용하는 약, 임신 유무 등 자신의 이력을 상세히 설명해야 의사가 원인을 알고 효율적인 치료계획을 짤 수 있다.

○ 32만 건의 시술 경험으로 숙련된 기미 치료

기미는 동양인보다 서양인에게 상대적으로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 서양인은 도양인에 비해 피부를 보호하는 멜라닌 색소가 적어 피부가 자외선에 쉽게 자극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미, 주근깨 등 색소질환의 발병률도 높고 치료도 어렵다.

국내 고운세상 피부과 네트워크가 최근 미국 베버리힐스에 진출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주목된다. 김 원장은 “미국 현지 병원에서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외국인들과 한국 교포들도 한국의 치료법에 많은 관심을 갖는 분위기”라면서 “그동안 쌓았던 노하우로 까다로운 치료를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고운세상 피부과 네트워크는 1998년부터 기미 치료를 시작해 현재까지 시술건수가 32만 건 이상에 이른다. 국내 일반 피부과 가운데서도 상당히 높은 수치. 고운세상의 각 지점 원장들은 매주 임상치료 회의를 가져 각자의 치료법과 노하우를 공유한다고 고운세상 측은 밝혔다. 동양인에게 맞는 치료법 등 다양한 기미 치료법을 연구한 원장들의 연구결과는 국내외 학회와 의학저널에 발표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권위 있는 미국피부외과학술지(JDS)에 ‘동양인의 기미색소 질환 치료’라는 주제의 연구내용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