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특집]“교통 좋으면…” 경전철 노선따라 찾아볼까

  • 입력 2008년 11월 27일 02시 59분


서울시, 경전철·GRT 등 도입… 인근 지역 분양물량 눈여겨볼만

경기 불황으로 교통여건 등이 주택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소득 감소에 따라 주거비용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전철 등 신(新)교통수단이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호재로 주목받는 이유다.

최근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가 수도권 청약 대기자 10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중요시하는 요인으로 교통여건이 1순위로 선택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경기 침체기 동안 교통여건 등 실거주 요건이 아파트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신(新)교통 수단 잇달아 도입

국토해양부는 12일 서울시가 제출한 서울지역 경전철 7개 노선 건설 계획안을 확정했다.

서울시의 중장기 경전철 건설계획은 그동안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한 지역을 중심으로 동북선과 면목선, 서부선, DMC선, 목동선, 신림선, 우이∼신설 연장선 등 7개 노선에 총연장 62km를 건설하는 것으로 단계적으로 착공돼 2014년부터 2017년 사이에 준공, 개통된다.

지난달 말 서울에서는 최초로 우이동∼신설동을 잇는 경전철 노선이 착공됐다.

이번에 착공된 경전철은 서울 강북구 우이동에서 시작해 삼양사거리∼정릉 아리랑고개길∼성신여대입구∼동대문구 신설동 등 총 11.4km 구간을 잇는다. 기존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 6호선 보문역, 1·2호선 신설동역에서 갈아탈 수도 있어 2013년에 개통되면 서울 강북권 교통 혼잡 해소에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경전철이 개통되면 그간 교통이 불편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아왔던 △미아뉴타운 8구역 △성북구 동소문동2가의 재개발 구역 △성북구 돈암동 일대 등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

유엔알컨설팅의 박상언 사장은 “우이∼신설 경전철이 개통되면 상습 정체 구역이던 서울 동북부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돼 주변 부동산 시장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선의 107공구와 도보 7분 거리에 위치한 ‘마포 경남 아너스빌 2차’는 내년 5월에 입주 예정이다. 105m² 단일 주택형으로 총 299채로 지어진다. 광성고, 신수중, 신석초교, 홍익대, 서강대가 주변에 있다. 서강대교 및 강변북로 진입이 용이하고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에서 환승이 가능하다.

목동선 101공구 인근지역에는 ‘수명산 SK뷰’(총 142채)가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108∼175m²의 중대형으로 구성되며 단지 바로 앞에 강신초교를 비롯해 신월중, 신화중 등 주변에 학교시설이 많다.

DMC의 104공구와 함께 지하철 6호선 수색역을 걸어서 5분 정도면 이용할 수 있는 ‘수색자이 2단지’는 내년 9월 입주 예정이다. 총 115채로 이뤄져 있다. 증산초, 증산중이 인접해 있고 증산로를 이용해 성산대교 북단으로 진입할 수 있다. 월드컵경기장 주변 시설인 평화의 공원, 하늘공원, 상암CGV, 홈에버 등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2013년 분양 예정인 위례신도시에서도 ‘트램(tram)’이라는 새로운 교통수단이 도입된다. 트램은 일반적으로 기존의 도로 위에 레일을 깔아 운행하는 소형 전차를 말한다.

위례신도시의 트램 노선은 남북쪽을 각각 통과하는 지하철 8호선 복정역과 5호선 마천역을 잇는 총연장 6km로 개통될 예정이다.

특히 트램이 지나가는 도로 좌우 공간에는 지상 1∼2층짜리 상가를 조성해 쇼핑,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트랜싯 몰(Transit Mall)’도 조성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 예상만큼 교통여건 개선 안 될 수도

하지만 새로운 교통수단 도입으로 일대의 교통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는 무리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서울 관악구 난곡지역의 난향초등학교∼시립보라매병원까지 총 4.7km로 이어지는 유도고속차량(GRT)은 당초 계획했던 일반도로와 전용궤도와의 구분이 없어질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GRT 도로에는 버스도 함께 다니기 때문에 GRT가 버스보다 빨리 달리는 게 불가능하다.

출퇴근길 교통개선을 기대하던 인근 주민들은 “그냥 버스전용차로를 만들면 되지 왜 굳이 돈을 더 들여 GRT를 도입하는지 모르겠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기존의 차로를 빼앗는 형태는 자동차 운전자가 불편해지기 때문에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새로운 도로 건설이 어려운 만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도입되는 교통수단들은 노선 구간이 짧아 갈아타야 하는 번거로움도 감수해야 한다.

부동산114의 김규정 차장은 “상당수 건설사들이 새로운 교통수단 도입을 부동산 시장의 호재로 선전하고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섣불리 믿고 매수하면 오랜 기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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