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살리려 태어났어요”

  • 입력 2008년 5월 22일 02시 55분


英 ‘치료용 맞춤아기’까지 합법화… 생명윤리 논란

동물 난자에 인간 유전자(DNA)를 주입하는 교합배아를 허용한 영국 의회가 ‘치료용 맞춤 아기’ 출산까지 합법화해 생명윤리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영국 하원은 보수파 의원들이 발의한 이른바 ‘구세주 형제(saviour siblings)’ 금지 법안을 표결에 부쳐 반대 342, 찬성 163으로 부결시켰다고 20일 BBC방송을 비롯한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법안을 주도한 보수당의 데이비드 버로스 의원은 “다른 사람을 위해 계획적으로 아이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으나 노동당의 데스 터너 의원은 “생명을 살릴 방법이 존재한다면 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며 의회 결정을 지지했다.

둘째 아들이 희귀질병인 낭포성 섬유증을 앓고 있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앞서 ‘옵서버’ 등 영국 신문에 구세주 형제 출산과 교잡배아 허용을 촉구하는 칼럼을 기고하는 등 금지법안 부결을 적극 주도했다.

치료용 맞춤 아기는 불치병을 앓는 손위 형제자매를 치료하기 위해 아픈 아이와 조직이 일치하는 배아를 선별해 출생시킨 아기를 뜻한다.

이렇게 태어난 아기는 치료용 조직을 제공하지만 건강이나 생명에는 위협을 받지 않아야 한다.

반대 진영에서는 수정란의 조직이 병을 앓는 형제자매와 일치하지 않으면 폐기된다는 점을 들어 이를 ‘스페어 아기(Spare Baby)’, ‘디자이너 아기(Designer Baby)’ 등으로 부르며 금지를 주장해 왔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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