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목표, 美“가정” 日“친구” 中“부자” 한국은“즐기기”

  • 입력 2007년 4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내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싶다.”

한국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꿈꾸는 인생의 장기 목표다. 이와 달리 미국 청소년은 ‘원만한 가정 꾸리기’, 일본 청소년은 ‘친구 많이 사귀기’, 중국 청소년은 ‘부자 되기’를 각각 삶의 긴 목표로 꿈꾸는 경우가 많다는 국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청소년연구소는 지난해 10∼12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고교생 56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생의 의욕에 관한 조사 결과 보고서’를 25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들은 ‘자립심’과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에서 다른 3개국 청소년들보다 눈에 띄게 뒤떨어진 모습을 나타냈다.

‘자신의 일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한국은 18.5%였으나 중-미-일은 각각 34.2%, 29.2%, 22.9%였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의 비율도 한국은 5.8%로 미국(36.7%)의 6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일본은 16.3%, 중국은 10.0%였다.

‘노력하면 반드시 보상을 받는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을 강하게 긍정한 청소년의 비율은 미국이 55.4%로 가장 높았고 이어 중국 36.2%, 일본 34.3%, 한국 23.5%의 순이었다.

청소년들이 ‘젊을 때 꼭 해 두고 싶은 일’로 꼽은 항목들의 응답 비율은 인생의 장기 목표와는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이 부문에서 한국 청소년이 나머지 3개국의 청소년보다 높은 응답률을 보인 항목은 ‘평생 사귈 친구를 얻고 싶다’(80.0%), ‘좋은 결혼 상대를 찾고 싶다’(54.2%), ‘돈을 벌고 싶다’(75.2%)였다.

모험심, 독창성, 사회 기여, 견문 넓히기 같은 진취적인 의식 측면에서 한국 청소년들은 미국과 중국의 청소년들에게 뒤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그래픽 참조

학습 의욕도 한국 청소년들이 미국과 중국의 청소년들에 비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하고 있는 공부에 전념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미국과 중국 고교생들은 각각 53.1%와 50.1%가 “꼭 그렇게 하고 싶다”고 응답했으나 한국과 일본 고교생들은 22.7%와 19.6%만이 그렇게 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고교 졸업 후 일류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비율은 중국이 37.8%로 가장 높았다. 한국은 28.5%, 미국은 24.7%, 일본은 20.4%였다.

그러나 ‘일류대학을 졸업하면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다’는 의식은 미국 청소년들이 73.3%로 가장 강했다. 한국은 54.0%로 중국의 62.3%보다도 크게 낮았다.

장래 희망하는 직업으로 한국 학생들은 초중고교 교사(33.4%)를 가장 많이 꼽았다. 미국에서는 의사가 35.0%, 일본에서는 영업·판매·서비스직이 21.1%, 중국에서는 기업의 경영·관리자가 39.1%로 1위였다. 인생 목표와 장래 희망 모두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청소년들이 가장 자본주의적인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나 흥미롭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