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광주 웃고 전남북 한숨…FTA 호남엔 어떤 영향

  • 입력 2007년 4월 4일 0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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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됨에 따라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농업 비중이 높은 전남북은 큰 피해를 보게 됐다. 곡창인 전남북은 쌀이 개방대상에서 제외되자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 같다’면서도 농업에서 비중이 높은 소 돼지 등 축산 농가의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에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는 광주시는 자동차 수출이 늘게 됐다며 반기고 있다.》

광주 기아車희색… 市“노사평화 이끌어 호기 살릴것”

협정 타결로 지역 대표 전략산업의 하나인 자동차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차 광주공장은 미국과 멕시코 등 북미지역에 스포티지와 카렌스 등 8만여 대를 수출했다. 이는 공장 전체 수출 물량의 40%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최근 미국 현지 생산 확대로 즉시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관세 철폐와 인지도 상승 등으로 20% 이상 수출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광주시는 이번 협상 타결을 계기로 지역총생산의 27%를 차지하는 매출 4조9000억 원의 간판기업 기아차를 위해 노사평화 정착 추진과 ‘지역기업 사랑운동’ 등 후방지원을 통해 호기를 살려간다는 방침이다.

시는 이와 함께 2만8000여 명(전체 인구의 2% 선)이 종사하고 있는 농업 분야의 피해 최소화에도 역점을 둘 계획.

특히 한우 3800여 마리를 사육하는 260여 농가에 송아지 가격보전, 인공수정 지원, 거세지원을 위해 3억여 원을 지원키로 했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전남 축산농가 비상… “친환경 앞세워 시련 이겨낼것”

가장 큰 피해 예상 분야는 축산.

지난해 말 현재 전남의 한우 사육 마릿수는 30만8000마리로 전국 사육 마릿수의 15.2%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관세(현행 40%)가 철폐될 경우 전남지역에는 300억 원의 생산액 감소가 예상된다.

전남도는 7월부터 갈비 등 뼈까지 모두 수입되면 한우 암소와 수소(600kg) 값이 각각 8.6%와 20%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칠성(43·화순군 동면) 씨는 “이번 협정이 농산물 가운데 유일하게 토종을 지키고 있는 한우농가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며 “15년 동안 단계적 관세 철폐를 도입했다고 하지만 축산농가들이 다 망하고 나면 무슨 소용이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돼지고기의 경우 현행 20%의 관세가 없어지면 전남지역에서는 131억 원의 생산액 감소가 예상된다.

돼지고기는 미국산 직접 수입도 문제지만 쇠고기 대체재 성격을 갖기 때문에 국내 돼지고기 수요의 상당 부분이 수입 쇠고기로 몰려 돼지 생산농가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사료에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돼지고기와 친환경 한우 특구 등 품질이 좋고 안전한 축산품 생산 및 공급으로 개방의 파고를 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전북 농업생산 年1400억 감소 예상… “정부지원 요구”

연간 농업분야 생산액이 최소 1400억 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잠정 추산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축산이 절반이 넘는 720억 원으로 가장 피해가 크고 대두 보리 등의 곡물이 520억 원, 과일 100억 원 등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 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최근 전국 평균 증가율의 두 배가 넘을 만큼 사육 마릿수를 크게 늘린 한우농가들이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전북의 한우는 20만7000마리로 전국의 11%를 차지한다.

2000년 이후 6년 동안 전북의 한우 마릿수는 30% 이상 급증했고 장수군은 같은 기간 70% 이상 증가했다.

전북 한우의 21%를 차지하는 한우특성화 지역인 정읍시도 쇠고기 관세철폐로 인해 치명적인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김완주 지사는 “축산분야와 밭작물에 대한 직접 지불금 확대를 정부에 요구하겠다”며 “협정 타결을 계기로 전북 농업의 경쟁력을 높여 돈 버는 농업을 실현해 나가도록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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