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테마칼럼]건강검진 목적은 조기에 질병 찾는 것

  • 입력 2006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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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대기업 직원들이 단체로 건강검진을 받았다.

마케팅부 최모(42) 부장은 검진 내내 “난 일주일에 4, 5회 술을 마시고 담배도 하루에 한 갑 정도 피우는데 검진을 받으면 항상 ‘이상 없다’고 나온다”며 큰소리로 떠들었다. 타고난 건강 체질이라고 자랑한 것이다. 옆의 부하 직원들도 덩달아 “정말 우리 부장님은 회사에서 알아주는 철인”이라고 치켜세웠다.

검진 결과 다행히 특별한 질병은 없었으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보다 좀 높았다. 젊은 사람이라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중년인 데다 생활습관도 좋지 않아 그냥 지나칠 상황이 아니었다.

최 부장은 필자의 진심 어린 조언에도 “중년 남성이면 그 정도 수치는 다 나온다”며 흘려들었다. 잘못된 건강 상식으로 몸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건강검진의 목적은 조기에 질병을 찾아내 치료하는 것이다. 또 당장 아픈 곳이 없어도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요인을 미리 알아보고 조심하기 위해 받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은 최 부장처럼 예후가 보이는데도 당장 병이 없다는 이유로 건강을 자신한다.

건강검진은 건강관리의 불가결한 요소지만 만능은 아니다. 건강검진 진단 결과 특별한 질병이 발견되지 않았더라도 안심은 금물이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검진만으로 나타나지 않는 질환도 많아진다. 어떠한 예후 없이 갑자기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건강검진 진단 결과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건강검진 진단에서 이상 소견이 보이는 사례의 대부분은 비만, 흡연, 과음, 운동 부족, 잘못된 식사습관 등과 관련이 깊었다. 잘못된 생활습관의 누적으로 병이 생기는 것이다. 예후를 무시하고 방치하면 몸 속에 큰 병을 키우는 것과 다름없다.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등 성인병은 건강검진을 통해 진행을 막아 ‘조절’할 수 있다. 간염 등 바이러스 질환이나 일부 암은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 결핵 폐렴 등 전염질환은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건강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해도 치료하기 힘든 질병도 있다. 만성폐쇄폐질환 심장동맥질환 당뇨 방패샘(갑상샘)항진증 등은 고치기 힘들다. 특히 췌장암과 폐암은 일찍 발견해도 대부분 이미 다른 장기로 암이 전이돼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수술해도 의미가 없을 때가 많다.

생로병사는 운명이지만 건강은 선택인 셈이다. 기존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고치고 건강검진으로 질병을 미리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곧 건강을 지키는 비법이다. 02-6277-2100

강준호 여의도중앙검진센터 원장 www.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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