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뿌리는 고려말 이색의 한시”

  • 입력 2006년 5월 26일 02시 59분


코멘트
전국 각지 아리랑의 모태인 ‘정선아리랑’(아라리)이 고려 말 학자인 목은 이색(牧隱 李穡·1328∼1396)의 시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리랑 연구가 김연갑(사진) 씨는 곧 출간할 책 ‘아리랑 시원설 연구’에서 이색의 시에 자주 쓰인 어구인 ‘誰知’(수지·누가 알리오)가 강원 정선 지역 백성들에게 한글로 번역돼 민요로 불리는 과정에서 ‘알리→아리→아라리’로 변해갔으며 최종적으로 ‘아리랑’이 됐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김 씨는 정선 지역에서 주장돼온 ‘한시 유래설’과 ‘알리오’의 어원 변천을 연구 근거로 삼고 있다.

정선아리랑비에 적혀 있는 ‘한시 유래설’은 고려 왕조 멸망 후 새 왕조를 따르지 않고 정선 지방에 은거하던 일곱 명의 고려 선비(칠현·七賢)가 비통한 심정을 한시로 읊던 것을 백성들이 한글로 바꿔 부르면서 아리랑이 퍼졌다는 내용이다.

김 씨는 “그러나 당시 칠현이 읊었던 한시에는 아리랑을 유추할 만한 단서가 없다”며 “대신 정선 칠현과 인연이 깊었던 이색의 시에는 ‘수지(誰知)’라는 글귀가 수없이 나온다”고 밝혔다.

특히 △칠현 중 전오륜이 이색의 외종질로 교류가 많았던 점 △고려 유신의 대부 격인 이색의 시를 칠현이 많이 읊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이색 시의 ‘수지’(알리오)가 아라리를 거쳐 아리랑으로 정착됐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아리랑 전문 연구가로 ‘아리랑’(1986년), 전국의 아리랑 가사를 채보한 ‘팔도아리랑기행’(1994년) 등 10권의 책을 펴냈다. 김 씨는 다음 달 12일 오후 2시 반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아리랑 시원설 연구’의 출판기념회를 연다.

br clear=all>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