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퍼킷 대령, 6·25용사 첫 美의사당서 조문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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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통령 등 타계 때 이용 ‘로툰다’
한-미 최고 훈장 전투 영웅 최고예우
29일 추도식 거행… 고향서 영면

8일 별세한 6·25전쟁 참전용사 랠프 퍼킷 미국 육군 예비역 대령(앞)이 2021년 5월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최고 훈격인 명예훈장을 받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8일 별세한 6·25전쟁 참전용사 랠프 퍼킷 미국 육군 예비역 대령(앞)이 2021년 5월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최고 훈격인 명예훈장을 받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6·25전쟁 참전 공로로 미국과 한국의 최고 훈장을 모두 받은 랠프 퍼킷 미 육군 예비역 대령이 29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 의사당 내 ‘로툰다’에 안치돼 일반인 조문을 받는다.

의사당 내부 중앙에 있는 2층 높이의 반구형 지역인 ‘로툰다’는 전현직 미 대통령 등 큰 공을 세운 인사가 타계했을 때 이들의 유해를 안치하고 조문받는 장소로 쓰인다. 로툰다 조문을 받는 한국전 참전용사는 그가 처음이다. 6·25전쟁 당시 평안북도 청천강 이북의 전략적 요충지인 ‘205고지 진지’를 6차례에 걸쳐 사수한 그의 공로를 미 사회 또한 높이 평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2일 미 의회 기록에 따르면 상하원은 퍼킷 대령의 유해를 로툰다에 안치해 조문을 받도록 촉구하는 결의안을 각각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상하원 모두에서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결의안을 발의할 정도로 퍼킷 대령에 대한 미 의회의 예우 수준이 높음을 보여줬다. 결의안에는 “그의 희생에 경의를 표하고, 1950∼1953년 ‘잊힌 전쟁(6·25전쟁)’ 동안 미군으로 복무한 570만 명도 기리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의회는 29일 로툰다에서 퍼킷 대령의 추도식을 거행한 뒤 일반인 조문을 받기로 했다. 조문이 끝나면 유해는 그의 고향 조지아주로 옮겨져 영면에 들어간다.

퍼킷 대령은 미 육군 사상 가장 많은 훈장을 받은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미국 방문 당시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에서 퍼킷 대령의 휠체어를 직접 밀었고,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훈장도 수여했다. 2021년 5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역시 그에게 미국 최고 훈격인 명예훈장을 수여했다.

1926년 조지아주에서 태어난 퍼킷 대령은 1950년 11월 육군 특수부대 제8레인저 중대 지휘관으로 임명돼 6·25전쟁에 참전한 뒤 북한군을 38선 너머로 후퇴시키는 데 일조했다. 특히 중공군이 인해전술을 펼쳤던 ‘청천강 전투’에서 솔선수범해 연합군이 전략 요충지인 205고지를 장악하는 데 공헌했다. 6·25전쟁 이후에는 베트남, 서독 등에 파견됐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故 퍼킷 대령#6·25용사#美의사당#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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