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본드 vs 제이슨 본 vs 이단 헌트 vs 존 윅, 액션 4대장 승자는?[이승미의 연예위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4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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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본드 vs 제이슨 본 vs 에단 헌트 vs 존 윅’

3월 24일 미국에서 최초 개봉한 ‘존 윅4’가 시리즈 중 최고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뜨거운 인기를 끌자 현지 누리꾼 사이에서는 때 아닌 논쟁이 벌어졌다. “대표 프랜차이즈 액션영화 주인공 ‘4대장’ 중 누가 가장 강할까”이다. ‘4대장’은 주인공은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본’ 시리즈의 제이슨 본,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이단 헌트, ‘존 윅’ 시리즈의 존 윅이다. 영화 속 세계관부터 처한 상황이나 주특기 전부 다르기 때문에 이들의 전력을 단순 비교하긴 힘들다. 다만 이들이 왜 ‘4 대장’이라 불리며 액션영화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지는 돌이켜 볼만 하다.

● 제임스 본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파이


이언 플레밍 작가가 쓴 스파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007’ 시리즈의 주인공이다. ‘007’ 시리즈는 1962년 ‘살인번호’를 시작으로 2021년 ‘노 타임 투 다이’까지 총 25편이 나왔다. 역사가 오래된 프랜차이즈 시리즈이니 만큼 ‘4 대장’ 중 유일하게 한 캐릭터를 숀 코네리, 조지 라젠비, 로저 무어, 티모시 달튼, 피어스 브로스넌, 다이엘 크레이그 등 6명의 배우가 연기했다. 2006년 ‘카지노 로얄’을 시작으로 15년을 함께 한 다니엘 크레이그가 ‘노 타임 투 다이’를 끝으로 제임스 본드와 이별했다. 현재 차세대 제임스 본드를 물색중이다.

영국 정보기관 MI6 소속인 제임스 본드의 가장 큰 매력은 영국 신사다운 ‘젠틀함’이다. 몸에 딱 맞는 멋진 수트나 턱시도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특유의 여유와 유머 또한 잃지 않는다. 덕분에 주변에 아름다운 여성도 끊이질 않는다. 제임스 본드의 여자라는 뜻의 ‘본드걸’이라는 단어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하지만 시대가 지나면서 지나치게 마초적인 캐릭터에 대한 대중적인 비판 커지자 ‘성공한 남자를 위한 섹시한 트로피 와이프’처럼 기능하던 본드걸은 점차 미션을 위한 조력자 등으로 변화했다.

본드는 엘리트 스파이답게 액션도 첨단 기술이 결합한 기상천외한 특수 장비를 활용한다. 독침, 다트 등이 장착된 손목시계, 자폭 가능한 수트케이스, 투시 선글라스 등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사실감 넘치는 액션영화들에 대한 대중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007’의 액션도 보다 역동적이고 리얼하게 변화했다. 특히 2012년 ‘스카이폴’ 속 달리는 열차 위에서 펼친 처절한 액션은 007 역대 최고의 장면으로 꼽힌다.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스카이폴’은 시리즈 최초로 글로벌 흥행 수익 10억 달러(약 1조 3100억 원)를 넘었다.

● 제이슨 본, CIA가 만들어낸 인간병기


로버트 러들럼 작가의 소설을 기반으로 한 ‘본’ 시리즈의 얼굴이다. 배우 맷 데이먼이 2002년 ‘본 아이덴티티’을 시작으로 2004년 ‘본 슈프리머시’, 2007년 ‘본 얼티메이텀’, 2016년 ‘제이슨 본’ 등 4편의 영화에서 타이틀롤을 연기했다. 2012년 ‘본 레거시’ 또한 ‘본’ 시리즈에 포함되지만 극중 제이슨 본은 행방불명 처리 돼 등장하지 않고 제레미 레너가 연기한 애런 크로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일부 팬들은 ‘본 레거시’ 자체를 시리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CIA 내 비밀 암살조직 드래드스톤이 낳은 최고의 인간병기인 제이슨 본은 제임스 본드과 이름만 비슷할 뿐 사실상 ‘안티 제임스 본드’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본드와 모든 점이 정반대다. 뛰허난 화술을 가진 본드와 달리 과묵함의 끝판왕으로 웃지도 않는다. 본드가 멋진 수트에 수퍼카를 몰고 다니는 것과 달리 꾀죄죄한 일상복을 입고 버스, 전철 등 대중교통 사용도 주저하지 않는다. 액션영화에 빠질 수 없는 차량 추격신도 주로 고물차를 이용한다. 또한 본드가 임무를 수행하면며 온갖 여성과 염문을 뿌리고 다닐 동안 오르지 자유와 정체성을 찾는 여정에만 집중한다.

빠르고 타격감 넘치는 근거리 격투술은 ‘본’ 시리즈를 대표하는 액션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다. 허무맹랑한 첨단 장비 대신 볼펜, 잡지, 수건, 심지어 빨랫줄에 널린 옷가지 등 일상 생활 속 손에 잡히는 모든 물건을 무기로 사용한다. 허접한 무기(?)라고 방심할 수 없다. 이런 무기로도 상대방을 완전히 제압하고 심지어 죽음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다. 이런 액션은 이후 나온 수많은 액션영화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 이단 헌트,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드는 최정예 특수요원


1996년 첫 번째 영화를 시작으로 2018년 ‘폴 아웃’이라는 부제가 붙은 6편까지 나온 ‘미션 임파서블’의 주인공이다.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인 톰 크루즈를 대표하는 캐릭터 중 하나로도 유명하다. 많은 이들이 ‘미션 임파서블’이 오리지널 각본을 바탕으로 만든 프랜차이즈 시리즈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1966년부터 1973년까지 총 7개 시즌으로 방영된 미국 인기 드라마 ‘제5전선’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오는 7월과 내년 6월 영화의 7,8편인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1’과 ‘파트1’가 연이어 개봉한다.

가상의 미국 첩보 기구 IMF(Impossible Mission Force) 소속의 최정예 요원인 이단 헌트는 대부분 ‘독고다이’로 움직이는 다른 영화 속 첩보원들과 달리 팀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팀플레이를 펼친다. 모든 시리즈에 등장한 정보 수집 요원 루터 스티켈(빙 레임스)와 3편부터 합류해 해킹부터 현장 파견까지 해내고 있는 벤지 던(사이먼 페그)이 대표적인 ‘이단 헌트 팸’이다. 4편 ‘고스트 프로토콜’과 5편 ‘로그네이션’에서 팀원으로 활약했던 윌리엄 브랜트도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으나 이를 연기한 제레미 레너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촬영으로 인해 6편 ‘폴 아웃’부터 하차했다.

이단 헌트는 영화의 제목처럼 불가능할 것처럼 보이는 미션도 척척 소화해 낸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뛰어다니는 건 기분이고 이륙하는 비행기 문짝에 매달리거나 전 세계 최고층 빌딩인 부르즈 칼리파에 매달리기도 한다. 이를 연기한 톰 크루즈가 CG나 대역 없이 모두 직접 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새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이번엔 톰 크루즈가 어디까지 직접 했다더라”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로 쓰인다.

● 존 윅, 킬러 잡는 킬러


‘매트릭스’ 네오와 함께 배우 키아누 리브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캐릭터가 됐다. 키아누 리브스는 2014년 첫 영화 ‘존 윅’을 시작으로 2017년 ‘존 윅: 리로드’, 2019년 ‘존 윅3: 파레벨룸’, 12일 개봉해 ‘스즈메의 문단속’을 밀어내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존 윅4’까지 모든 시리즈에 타이틀롤로 나섰다. 1편은 할리우드에서는 저예산 규모인 2000만 달러(261억 원)로 제작됐으나 시리즈의 엄청난 성공으로 4편의 제작비는 1억 달러(1306억 원)까지 늘었다. ‘4 대장’ 영화 중 유일하게 모든 시리즈가 청소년관람불가이니 만큼 폭력성과 전혹성 역시 압도적으로 높다.

존 윅은 온갖 킬러들이 가득한 극중 세계관에서 다른 누구와 비교 불가할 정도로 최고 실력을 가진 ‘원톱 킬러’다.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별명이 살인귀를 뜻하는 ‘바바야가’일 정도. 총(Gun)과 주짓수를 합친 ‘건짓수’를 주로 사용해 반드시 상대의 숨통을 끊어 놓는다. ‘4 대장’ 중 시리즈 편수 대비 가장 많은 사람을 죽였다. 도대체 존 윅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궁금해진 팬들이 일일이 숫자를 세어본 결과 1편에서는 77명, 2편에서는 128명, 3편에서는 94명을 죽였다. 4편에는 무려 140명이 넘는 사람이 존 윅의 손에 운명을 달리했다.

존 윅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판타지에 가까운 독특한 세계관이다. 킬러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독특한 규칙, 킬러들을 통제하는 절대적 권력을 가지는 킬러 연합, 킬러 전용 호텔 등이 존재한다는 설정이다. ‘존 윅’ 이후 비슷한 설정의 영화들도 우후죽순 나왔다. 최근 공개돼 화제를 모은 전도연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길복순’도 ‘존 윅’으로부터 결정적 영향을 받았다.

이승미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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