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비대위’ 출범했지만 당 수습까지 ‘첩첩산중’ [고성호 기자의 다이내믹 여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9월 13일 12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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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 대표실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국회 대표실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이 13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비대위원 인선을 발표하는 등 집권 여당의 지도부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체제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비대위 앞에는 이준석 전 대표와의 법정 다툼과 권성동 원내대표 후임 선출, 새 당 대표 선거 등 난제가 수두룩하다.

정 위원장이 이날 발표한 비대위원은 정 위원장과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3명을 포함해 9명이다.

당연직을 제외한 6명 가운데 원내 인사는 3선의 김상훈 의원과 재선 정점식, 초선 전주혜 의원 등 3명이다.

나머지 3명은 원외 인사로 채워졌다. 김병민 전 비대위원, 김종혁 당 혁신위 대변인,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이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정진석 비대위’가 당 내홍을 수습하고 집권 여당의 지도체제를 정상화시켜하는 과제를 안고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하게 됐다.

하지만 비대위는 첩첩산중으로 쌓여 있는 난제들을 돌파해야 한다.

우선 이번 비대위 출범에 대해 이 전 대표가 제기한 추가 가처분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당헌 개정과 정 위원장의 직무집행 등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지난달 법원에 출석했던 이 전 대표는 14일로 예정된 심문에도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번에도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또다시 비대위 체제가 좌초될 수 있다. 앞서 법원이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면서 당시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됐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는 19일에는 지도부의 다른 한 축인 차기 원내 사령탑을 뽑는 선거도 치러진다. 사퇴 의사를 밝힌 권 원내대표의 후임으로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를 진두지휘해야 한다. 또한 이 전 대표의 추가 가처분이 법원에서 인용될 경우 비대위원장 대행을 맡을 수 있다.

원내대표 후보군에는 10명 안팎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아직까지 유력 후보가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조만간 경쟁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당 주류인 친윤(친윤석열) 그룹의 선택이 당선을 결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선 내홍 수습이 시급한 만큼 경선이 아닌 합의 추대 형태로 선출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합의 추대할 경우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지낸 주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차기 원내대표를 준비하던 다른 주자들이 반발할 수도 있어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아울러 이 전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추가 징계 논의도 28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달 의원총회에서 이 전 대표의 “개고기” “양두구육” “신군부” 발언 등에 대한 추가 징계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4일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이와 관련해 당 윤리위도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혀 추가 징계를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성 상납 의혹과 관련한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이 전 대표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의 중징계를 내린 당 윤리위가 이번에 탈당 권고 또는 제명까지 징계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극심한 당 내홍을 겪으며 잠시 잦아들었던 당권 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정 위원장이 당무 일정을 구상 중인 가운데 후임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에 선출되는 2년 임기의 당 대표는 2024년 총선 때 공천권을 쥐기 때문에 주자들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김기현, 안철수 의원이 사실상 당권 경쟁에 나선 가운데 나경원 전 의원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언급되고 있다. 일각에선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주 의원과 원내대표에서 사퇴하는 권 의원 등이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비대위가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돌파하고 본궤도에 오르게 되면 차기 전당대회 일정과 관련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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