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외교장관 본회의 개막…“협상 통한 전쟁 종식이 우리 책임”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본회의가 8일 오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막을 올렸다. 외무장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호소하며 회담을 시작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G20 의장국인 인도네시아의 레트노 마르수디 외무장관은 이날 개막식에서 “세계는 아직 팬데믹에서 회복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이미 또 다른 위기, 즉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면해 있다”며 “전쟁터가 아닌 협상 테이블에서 전쟁을 빨리 끝내고 이견을 조율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빈곤 국가와 개발 도상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및 식량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하며 “G20이 이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나서야 할 책임이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다자간 규칙에 대한 세계의 신뢰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각국 외교장관들이 행사장에 도착해 레트노 장관과 악수하고 사진을 찍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도 참석했으며 우크라 사태를 둘러싼 갈등으로 단체사진 촬영은 없었다.

이날 회의에서 각국 외교장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로 인한 전 세계 에너지·식량 위기, 기후변화 문제 등을 논의할 전망이다. 오는 11월에 있을 G20 정상회의 의제도 조율한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각종 이슈에서 미국을 비롯하 주요 서방 국가와 러시아, 중국 등이 파열음을 내면서 20개국이 한 목소리를 내긴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때문에 이날 회의에서는 공동성명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외신은 보고 있다.

서방이 러시아의 G20 퇴출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회의에 참석한 것도 관심이 쏠린다.

라브로프 장관이 다자외교 회의에 참석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라브로프 장관이 본회의에서 발언할 때 서방국 외교장관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보이콧’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전날 열린 공식 환영 만찬에는 라브로프 장관의 참석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주요 7개국(G7) 장관들이 불참했다.

9일까지 각국이 별도로 만나는 양자회담이 계속된다. 전날 중러, 한중 장관 회의 등이 열렸으며 9일에는 미중 외무장관의 양자회담이 예고돼 있다. 미·러 양자회담은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