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기니서 쿠데타 발생…대통령 억류·주민들은 환영

  • 뉴스1
  • 입력 2021년 9월 6일 09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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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프리카 기니 수도에서 쿠데타가 발생했다. 무장한 특수부대 병사들이 장기 집권하고 있는 알파 콩데 대통령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로이터통신과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니의 수도 코나크리에 있는 대통령궁 근처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다.

몇 시간 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동영상에는 콩데 대통령이 방에서 육군 특수부대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현재 콩데 대통령의 행방은 묘연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해졌다.

AFP통신도 소총을 든 군인들이 측면에 배치된 채 한 관리가 알파 콩데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동영상에서 콩데 대통령을 억류하고 있다면서 헌법을 무효화하고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번 쿠데타의 배후에는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인 마마디 둠부야 중령이 이끄는 기니군 정예 특수부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니의 국기를 단채 무장한 8명의 군인들에게 둘러싸인 둠부야 중령은 국영TV를 통해 자신의 군대가 “가난과 고질적인 부패”로 인해 콩데 대통령을 대통령직에서 축출했다면서 “우리는 정부와 기관들을 해산했다. 우리는 함께 헌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 한 사람에게 정치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정치를 맡길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방 외교관은 AFP통신에 이번 쿠데타가 특수부대의 고위 지휘관이 해임된 이후 시작됐을 수 있다고 전했다. 고위 지휘관의 해임이 고도로 훈련된 대원들 중 일부에게 반란을 일으키도록 자극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콩데 대통령은 자신이 재출마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한 후 지난해 10월 3연임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야당으로부터 격렬한 항의가 이어졌고, 최근 몇 주 동안 정부가 국고를 채우기 위해 세금을 대폭 인상하고 연료 가격을 20% 인상하면서 광범위한 불만을 야기했다.

국방부가 대통령궁에 대한 공격을 격퇴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저녁까지 둠부야가 완전히 통제권을 장악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다만, AFP통신은 초기 혼란이 있었지만, 쿠데타 세력들의 성공은 시간이 갈수록 현실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둠부야 중령은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코나크리의 모두를 장악하고 있다”며 모든 국방 및 보안군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무력에 의한 정권 장악 시도에 대해 강도 높게 규탄하면서 콩데 대통령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나이지리아 외교부는 기니의 쿠데타가 서아프리카 경제공동체(ECOWAS)의 규칙을 위반했다며 헌법 질서의 회복을 요구했다.

그러나 수도인 코나크리의 주민들은 이날 오후부터 다시 거리로 나와 쿠데타의 성공을 축하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쿠데타를 일으킨 부대의 것으로 보이는 픽업트럭과 군용차량에 대해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경적을 울리며 동행했고, 이를 보는 수백명의 사람들은 군인들에게 박수를 보냈다고 한다. 한 여성은 발코니에서 “기니는 자유다. 브라보”라고 소리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가자는 “우리는 특수부대가 자랑스럽다”면서 “우리의 젊은이들을 고문하고 살인한 사람들에게 죽음을”이라고 말했다고 AFP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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