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씨 사건 이후 한강공원의 밤은…아슬아슬 심야 음주 여전

뉴스1 입력 2021-05-15 06:38수정 2021-05-15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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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뉴스1
14일 오후 10시쯤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 이곳에는 공원에서 친구와 함께 음주 후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씨 추모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시민들은 추모객들이 손씨를 향해 쓴 쪽지들을 하나씩 읽어보거나 한참을 자리에 서서 바라보며 그를 애도했다.

같은 시간 이곳으로부터 불과 10m도 떨어지지 않은 잔디밭 쪽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불금’을 맞아 돗자리 깔고 연인·친구와 함께 ‘치맥’(치킨과 맥주)을 즐기려는 인파가 몰렸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오후 10시 이후 술집 등의 영업이 종료되자 갈곳 잃은 청춘들도 이곳으로 삼삼오오 모였다. 손씨 사건 이후에도 한강 주변에서는 여전히 아슬아슬한 심야 술자리가 이어지는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놀러 왔다는 이모씨(24)는 “날도 덥고 집에만 있기 심심해서 밖으로 나왔다”라며 “반포한강공원에서 사건이 있었다는 건 알지만 정확히 어디인지 모르기도 하고, 안타까운 사연이지만 나올 때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고 말했다.

오후 10시4분쯤 공원 내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자리를 정리하고 귀가해달라”고 안내방송이 나왔지만 시민들은 앉은 자리에서 일어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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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의 사망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술을 마신 뒤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한강공원에서의 음주를 다소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공원 인근에 살고 있다는 주민 김모씨(60)는 “평소 운동하러 나오는 장소에서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서 함께 슬펐다”며 “손씨 아버지 인터뷰 기사를 본 뒤 여기에서 술을 마시며 노는 친구들을 보면 괜히 겁도 나고, 음주는 자제하는 게 맞지 않나 싶은 생각”이라고 했다.

술을 마시고 노는 건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평가할 수 없는 일이란 의견도 있었다. 이정성씨(54)는 “같은 아버지, 부모 된 입장에서 손씨 사건을 접하고 안타까워서 추모 공간을 자주 찾고 있다”며 “이곳 주변에서 술을 마시며 노는 시민들이 많지만 이들에게 잘했다, 못했다고 평가하는 건 옳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다만 손씨 사건 발생 이후 한강공원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하자는 청원 등이 이어졌고, 서울시도 최근 이를 검토하고 있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음주 폐해를 예방하고 시민 건강 증진을 위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대해 법 개정 취지에 맞춰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30일부터 시행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장소를 금주구역으로 지정하고 위반 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도 크다. 특히 손씨 사건이 안타까운 일이란 점에는 공감하지만 인근 상인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모씨(43)는 “코로나로 인해 상인들이 피해를 많이 봤는데 금주구역 지정을 하면 또 인근 상인들이 피해를 볼까 걱정된다”며 “다만 사람들이 뜸한 시간대에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니 새벽시간대에만 금주하게 하는 식으로 논의를 거쳐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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