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미일 협상과는 뭐가 달랐나?

뉴스1 입력 2021-03-10 16:38수정 2021-03-10 22:55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 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계류 중인 미군 헬기들. 2021.3.8/뉴스1 © News1
미국 정부가 올해 조 바이든 신임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그간 미뤄왔던 우리나라·일본과의 새로운 방위비분담금 협정 체결 협상을 속속 타결 지었다.

미 정부는 이달 5~7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DC에서 진행된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을 통해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1년 넘게 끌어온 협상을 마무리했고, 이에 앞서 지난달 17일엔 현행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부담에 관한 특별협정’의 적용시한을 1년 연장하는 방식으로 일본과의 협상 또한 서둘러 매듭지은 것이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내내 한일 양국에 주둔 중인 미군의 철수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분담금 인상을 압박해왔던 것과 크게 대비되는 것이다. 일각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강조해온 ‘동맹 복원’ 기조가 한일 양국과의 방위비분담금 협상에도 고스란히 투영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번에 타결된 한미, 그리고 미일 간의 방위비분담금 협상 결과 등을 살펴보면 적잖은 차이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올해 우리나라의 분담금은 1조1833억원으로 전년대비 13.9% 증액된 반면, 일본은 약 1.2% 늘어난 2017억엔(약 2조1100억원)으로 결정됐다. 현재 주한미군은 2만8500여명, 주일미군 규모는 5만5000여명 수준이다.

주요기사
◇한미, 6년짜리 협정에 합의 ‘사상 최장’…미일은 일단 1년짜리

한미 양국은 이번 11차 SMA의 적용시한을 사상 최장인 6년(2020~25년)으로 잡았다. 한미 간 SMA는 1991년 처음 체결된 이래 1~5년 주기로 개정돼왔고, 이 가운데 5년짜리 협정은 바이든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2009년 체결된 8차 SMA와 2014년 9차 SMA 등 2차례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 시기 미 정부는 10차 SMA를 1년짜리(2019년)로 만들었고, 이후 11차 SMA 협상은 공전을 거듭해왔다. 즉, 11차 SMA의 적용시한이 6년이 된 건 기존 5년짜리 협정으로 돌아가면서 우리 측의 분담금 증액 문제를 놓고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던 2020년 분담금을 소급 적용하기로 한 데 따른 결과인 것이다.

반면 일본은 1987년 첫 주일미군 경비 협정 체결 이래 1991년부턴 거의 매번 5년 단위 협정을 맺어왔지만(2006년엔 2년, 2008년엔 3년 단위) 올해는 결과적으로 1년짜리 협정을 맺은 셈이 됐다.

트럼프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작년 11월 대통령선거 탓에 협정 개정 협상을 계속 미뤄온 상황에서 일본의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종료가 임박한 데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이다.

◇한미는 ‘하향식’, 미일은 ‘상향식’ 총액 산출…집행 주체도 달라

한미 그리고 미일 간 방위비분담금 협정의 오랜 차이점 가운데 하나는 바로 비용 산출 방식이다. 한미가 ‘하향식’(총액형)이라면 미일은 ‘상향식’(소요충족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한미 간 방위비분담금은 일단 우리 외교부와 미 국무부 주도 협상에서 총액 합의가 이뤄지면 국회 비준 뒤 국방부가 인건비·군사건설비·군수지원비 등 3개 항목에 얼마씩 배정할지 놓고 미국 측과 다시 협의한 뒤 그에 맞게 집행한다. 우리 국방부가 주한미군에 현금·현물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다.

반면 미일 간 방위비분담금은 주일미군 관련 ‘고정비용’(직원 인건비·공공요금·훈련장 비용 등)에다 그때그때 ‘플러스알파(+α)’를 하는 개념이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미일 주둔군 지위협정(SOFA)이나 SMA상에 규정돼 있지 않은 주일미군 관련 비용은 매번 양국 간 협의를 거친 뒤 따로 예산을 짜서 집행한다. 일본의 방위비분담금 집행 주체가 방위성에 국한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본 오키나와현의 주일미군기지 이전 등 관련 사업은 현재 별도 위원회가 담당하고 있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주일미군기지에서 근무하는 자국민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한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미국과의 분담금 협상시한을 넘기더라도 다른 정부 예산을 전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미군기지 종사자들의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

반면 주한미군기지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들에겐 미국 측이 우리 정부로부터 받은 분담금이 급여로 나가기 때문에 한미 간 협상 합의시한을 넘긴 작년 4월엔 직원들의 ‘무급휴직’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통상 연 3회에 걸쳐 미군기지 내 종사하는 한국인 직원 급여를 주한미군 측에 현금으로 지원한다.

한미 간 방위비분담금 산출 및 집행방식과 미일 간 방식은 저마다 일장일단이 있지만, 2014~19년 기간 분담금 불용액 규모가 무려 678억원에 이른다는 이유로 “그 개선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각국의 전체 미군 주둔비용 중 우리나라의 분담비율은 약 50%, 일본이 약 7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에서 “일본이 한국보다 분담금 집행에 관한 재량권의 폭이 넓은 건 당연하다”는 평가도 있다.

(서울=뉴스1)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