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만찬’ 모티프로 인간의 대서사 표현

김민 기자 입력 2020-11-27 03:00수정 2020-11-27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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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성미술상’ 조덕현 대구 개인전
새롭게 공개한 ‘플래시포워드’
폼페이 화산 폭발 등 도상 합성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모티프로 다양한 도상을 합친 조덕현 작가의 신작 ‘플래시포워드’. 2020년, 390.9×969.5cm. 대구미술관 제공
2019년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인 조덕현 작가(63)의 신작이 대구미술관 개인전 ‘그대에게 to thee’에서 전시되고 있다. 사진을 기반으로 한 회화 작업을 선보인 조 작가는 2015년 일민미술관 개인전 ‘꿈’을 통해 가상의 이야기를 선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이때 만들어진 ‘조덕현 서사’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조 작가는 동명이인의 영화배우 조덕현, 소설가 김기창과 협업해 가상의 인물 ‘조덕현’을 만들어냈다. 1914년 태어나 1995년 사망한 가상의 인물 조덕현은 영화배우가 되기 위해 1930년대 중국 상하이로 건너간다. 이곳에서 중국 감독 쑨유의 ‘The Big Road’에 단역으로 출연하고 큰 역할을 제안받지만 중국 공산당과의 마찰로 출연이 무산된다. 말년에는 영화 제작자에게 사기를 당해 가산을 탕진하고,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못하기에 이른다.

이인성미술상은 지난해 그에게 상을 수여하며, 서사적 구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2019 이인성미술상 선정위원회는 “조덕현 작가의 작품은 역사를 재현해 밀도 높은 구성력으로 인간의 대서사시를 표현했으며, 미술의 본원적인 의미와 사회와의 관계를 꾸준히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고 선정 사유를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공개한 ‘플래시포워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모티프로 했다. 유다의 자리에 가상의 조덕현을 배치했으며, 2014년 아프가니스탄 ‘국경 없는 의사회’ 병원 폭격 현장, 폼페이 화산 폭발, 17세기 루벤스의 그림, 1950·60년대 한국 영화계 등의 도상을 합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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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마주 보고 있는 ‘1952, 대구 1―8’은 6·25전쟁에 참여한 미군 장교 에드거 테인턴 주니어가 촬영한 대구 능금시장의 사진을 토대로 한다. 조 작가는 “이 작품을 그리며 이인성과 박수근 등 선배 화가 작품들이 떠오르며 깊이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2017년 선보였던 ‘에픽상하이’ 시리즈, 일민미술관에서 선보인 작품을 새로운 형태로 구성한 ‘박싱 언박싱’(2020년), 내성천의 모래를 재료로 한 설치 작품 ‘모래성’(2020년), 대형 스크린에 식물을 투영하고 윤이상의 음악을 삽입한 설치 작품 ‘음의 정원’(2020년) 등 50여 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인 ‘플래시포워드’에 이르기까지 관객을 고려한 세심한 공간 연출과 동선이 흥미롭다.

조 작가는 “이번에 내놓은 신작은 인간의 탐욕과 서구 문명의 한계를 노출한 코로나19라는 재난을 다양한 도상을 통해 은유적으로 담아 관객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유추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인성미술상은 올해 20주년을 맞는다. 이인성미술상은 한국 근대미술사의 대표적 작가인 이인성(1912∼1950)을 기리기 위해 대구시가 제정한 상이다. 이를 기념해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선정된 역대 수상자 18명의 작품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수상자로 김종학 이강소 이영륭 황영성 김홍주 김구림 이건용 김차섭 안창홍 등이 있다. 전시는 내년 1월 17일까지. 입장료 700∼1000원.

김민 기자 kimm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조덕현#미술#전시#이인성미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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