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만명 종사하는 車부품산업 수익성 4년만에 반토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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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판매목표 축소 검토
1차 부품업체 영업이익에 직격탄

국내 완성차 업계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약 22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되면 국내 고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량을 당초 820만 대에서 780만 대까지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의 판매가 당초 기대보다 부진하자 판매 목표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측에서 일부 1차 부품업체에 이 같은 내용을 알려와 올해 생산량이 줄어들 상황에 상당수 부품업체가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측은 “올해 초에 판매가 주춤했지만 점차 회복세를 띠고 있어 올해 판매 목표 축소를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처음으로 대일(對日)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도 1년 반짝 실적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 부품업계는 지난해 2190만 달러(약 246억 원)의 대일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1월부터 5월까지 3162만 달러의 적자가 쌓였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한때 5%대 중반에 이르던 1차 부품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반 토막이 났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5.49%였던 현대·기아차 1차 협력업체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5%대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연구개발(R&D) 투자가 미진한 가운데 특정 업체에 의존해 온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의 특성상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의 80∼90%를 현대·기아차에 의존하는 1차 협력사들은 현대·기아차의 실적이 나빠지면 수익성이 악화되는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세진 mint4a@donga.com·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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