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로가 사랑한 진한 장미향 만드는 효소 찾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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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연구진 사이언스에 발표
향기 주성분 모노테르펜 합성때 단백질 RhNUDX1이 효소로 작용

미국의 영화배우 메릴린 먼로는 잠자리에 들 때 향수 ‘샤넬 넘버 5’만 ‘걸친’ 것으로 유명하다. 먼로가 사랑했던 이 향수는 강한 장미 향이 매력적이다.

장미의 진한 향은 수백 종의 향기 분자가 모여서 만들어 낸다. 향기 분자 가운데 70% 이상은 모노테르펜(monoterpene)으로 불리는 종류다. 모노테르펜은 제라늄의 달콤한 향기를 내거나 감귤류의 상큼한 향기를 만든다. 최근 리옹대와 스트라스부르대 등 프랑스 연구진은 장미 향의 주성분인 모노테르펜류를 합성하는 효소를 새롭게 발견해 ‘사이언스’ 3일 자에 발표했다.

그간 장미 향을 만드는 향기 분자인 ‘2-페닐에탄올’ 제조에 관여하는 효소는 알려져 있었지만 모노테르펜을 합성하는 효소의 정체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연구진은 장미 중에서도 특히 향이 진한 품종인 ‘파파 메이양’과 향이 거의 없는 ‘루주 메이양’에서 단백질의 발현 정도를 비교했다.

연구진은 두 품종에서 유독 발현 정도에 차이가 큰 단백질(RhNUDX1)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 단백질은 파파 메이양의 꽃잎에서는 나타났지만 꽃의 수술과 꽃받침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이 이 단백질의 기능을 조사한 결과 장미에서 모노테르펜류가 합성될 때 효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곽준명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기초과학연구원 식물노화·수명연구단 그룹리더)는 “그간 장미는 꽃의 색깔 등 관상학적인 면에 치중해 육종하면서 향이 많이 사라졌다”면서 “이번 연구로 장미 본연의 향기를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먼로#장미향#효소#RhNUDX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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