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는 게임 - 애니의 화수분… 콘텐츠 퍼가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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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식-박대재 고려대 교수 삼국유사 번역서 펴내

삼국유사 역주본을 펴낸 최광식(왼쪽)·박대재 고려대 국사학과 교수. 최 교수는 “10년 전 일본인 학자들이 20년의 세월을 투자해 펴낸 삼국유사 역주본을 보면서 무척 자존심이 상했는데, 일본보다 10년 늦었지만 훨씬 정교한 역주본을 펴냈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삼국유사 역주본을 펴낸 최광식(왼쪽)·박대재 고려대 국사학과 교수. 최 교수는 “10년 전 일본인 학자들이 20년의 세월을 투자해 펴낸 삼국유사 역주본을 보면서 무척 자존심이 상했는데, 일본보다 10년 늦었지만 훨씬 정교한 역주본을 펴냈다는 생각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작가 이광수도 삼국유사의 ‘조신설화’를 모티브로 소설 ‘꿈’을 썼습니다. 이번에 펴낸 삼국유사 역주본을 만들면서 소설가나 극작가, 게임 작가 같은 분들이 우리 문화의 원형인 삼국유사를 쉽게 읽고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원소스 멀티유스’ 텍스트로 쓰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최광식 고려대 국사학과 교수)

지금까지 출간된 삼국유사 번역서 가운데 가장 풍성한 역주를 단 삼국유사가 출간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최광식 고려대 교수(국사학)와 같은 학과 박대재 교수가 공동으로 역주한 ‘삼국유사’(전 3권·고려대출판부)다.

2000쪽이 넘는 두께에 1800여 개에 달하는 역주 개수만으로도 기존에 국내외에서 나온 20권에 달하는 역주본과 그 규모부터 달리한다. 개별 역주도 관련 항목에 대한 학계의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해 웬만한 소논문에 버금간다. ‘의해(義解)’편에 나오는 원효에 대한 역주는 생애와 저술은 물론 그 사상의 핵심개념까지 7쪽에 이른다. 표지 디자인을 다양한 색깔의 천으로 만든 조각보를 모티브로 삼은 것도 다양한 연구 성과를 집대성했다는 의미다.

최 교수는 31일 서울 종로구 삼청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2007년 초고를 완성해 놨는데 전문가나 학자를 염두에 두고 써서 다소 어려웠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일반인들도 삼국유사를 쉽게 접할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학교로 돌아온 뒤 쉬운 말로 다시 풀어 썼다”고 했다.

이번 역주본은 구성도 독특하다. 총 5권으로 구성된 삼국유사를 3권으로 재구성하면서 원래 맨 앞에 등장하는 역대 왕들의 연대기인 ‘왕력(王曆)’편을 맨 뒤의 3권으로 별도 책자화했다. 삼국사기와 차별화되는 설화성 강한 ‘기이(紀異)’편은 1권, 불교문화와 사상이 담긴 흥법, 탑상, 의해, 신주, 감통, 피은, 효선은 2권에 담았다. 박 교수는 “기존 역주본에선 기이편의 부록으로 여겨 생략하거나 간단한 도표로 처리한 왕력 편의 역사서로서 가치를 부각시키기 위해 별책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삼국유사 역주본#최광식#박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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