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구형 패트리엇, 탄도탄 요격률 40% 미만”… 신형 PAC-3 도입 추진

동아일보 입력 2012-10-29 03:00수정 2012-10-2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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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잘못된 기종 선택… 1조원 날릴판
한국과 미국이 최근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요격능력 향상을 위해 신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 도입을 적극 추진하기로 합의하면서 예산의 중복 투자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참여 논란이 일고 있다.

양국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PAC-3 미사일을 주축으로 한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의 ‘뻥 뚫린 방공망’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한미 공동 연구결과 한국이 운용하는 구형 패트리엇(PAC-2) 미사일의 탄도탄 요격률은 4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항공기 요격용 수준이라는 얘기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SCM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탄도탄 위협에 대비한 하층 방어능력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2015년까지 PAC-3 요격체계를 구축해 탄도미사일 요격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장사정포를 30분 안으로 탐지해 파괴하는 ‘킬 체인(Kill Chain)’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PAC-3 미사일 기반의 KAMD 체계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군 관계자는 “킬 체인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전에 미사일기지를 파괴하는 ‘적극적 억제’라면 KAMD는 발사된 북한 탄도미사일을 무력화하는 ‘소극적 억제’”라며 “2015년까지 킬 체인 구축과 PAC-3 도입을 연계해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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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PAC-3 요격체계를 구축하는 데는 2조∼2조5000억 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되고,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 체제 편입 논란까지 불거져 난항이 예상된다.

군 안팎에선 이런 논란은 10년 전부터 예견됐다는 지적이 많다. 군은 2000년대 초부터 도입된 지 40년이 지난 낡은 나이키 미사일을 대신할 차기유도무기(SAM-X) 사업을 추진하면서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이 우수한 PAC-3 미사일을 검토했었다.

그러나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PAC-3 미사일을 도입하면 미국의 MD 체제에 편입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군은 “북한 탄도탄 위협에 대비한 방어능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MD와 상관없다”고 해명했지만 MD 참여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아울러 PAC-3 도입 예산이 2조5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자 정치권과 군 일각에선 ‘과다한 전력투자’라며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이후 SAM-X 사업은 계속 늦춰졌고 군 당국은 2007년 PAC-3 대신 1조 원을 들여 중고 PAC-2 미사일을 독일에서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2008년 말 2개 대대(8개 포대)를 실전배치했다.

당시 군 당국은 “PAC-2가 대공방어능력 강화에 가장 적합한 기종”이라고 주장했지만 PAC-3보다 탄도미사일 요격률이 낮아 개량사업에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생산된 지 15년이 넘어 부품조달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계속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PAC-2 미사일 8개 포대 중 3개 포대의 추적레이더가 고장 났는데도 부품을 구하지 못해 6개월째 가동이 중단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군 고위관계자는 “결국 SAM-X 사업의 부적절한 기종 선정이 막대한 혈세의 중복 투자와 불필요한 논란의 재연을 초래한 셈”이라며 “많은 예산을 쓰고도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처할 수 없는 방공망을 초래한 교훈을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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